녹차 잎과 녹차 씨

녹차 음료, 녹차 수제비, 녹차 비누, 녹차 팩…. 이제 차(茶)는 ‘웰빙’ 바람을 타고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있다. ‘마시기 까다로운 음료’라는 이미지를 떨쳐내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더해 이제는 녹차의 주요 성분을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농축 앰플이나 녹차 씨에서 추출한 녹차 기름이라는 색다른 형태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보성녹차테크가 선보인 ‘녹차 앰플’과 중국 운남 지방에서 생산된 녹차유를 수입ㆍ판매하는 다유선의 ‘참 맑은 녹차유’를 소개한다.

▷보성녹차테크 ‘녹차 앰플’
녹차 성분을 간편하고 위생적으로

녹차가 마시는 ‘음료’에서 먹는 ‘건강식품’으로 인식이 바뀌어감에 따라 녹차의 주요 성분을 간편하게 섭취하려는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출시된 것이 ㈜보성녹차테크(대표 임화춘)의 ‘녹차 앰플’이다. 녹차 잎에서 엑기스를 추출해 주사액용기 모양의 유리병에 담은 녹차 앰플은 물을 끓이고 차를 우리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고 위생적으로 녹차 성분을 섭취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차 재배가 활성화 된 보성에서는 80년대부터 녹차 티백을 소주병에 넣어 우려서 소주를 마셔왔는데, 이것을 상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성녹차테크가 2002년 음료용으로 개발한 녹차 앰플은

	녹차잎의 엑기스를 모은 보성녹차테크의 녹차앰플

최근 여성들의 세안이나 미용용으로 즐겨 쓰인다. 생선이나 육류를 조리할 때 넣으면 잡냄새를 없애는 효과가 있어 식당에서 대량으로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녹차에 들어있는 카테킨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항암ㆍ항균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지면서 제품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녹차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녹차의 카테킨이나 데아닌 등 녹차의 주요 성분만을 가려 담은 녹차 앰플은 5㏄ 정도의 양으로도 기존 티백에 비해 최대 5배 이상의 영양 섭취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공학도였던 임 대표는 96년 부모님에게서 미곡종합처리장(옛 정미소)을 물려받으면서 녹차상품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녹차 대중화’를 모토로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등과 손을 잡고 연구와 실험을 거쳐 녹차를 원재료로 한 새로운 제품개발에 앞장 서 왔다. 그동안 녹차를 이용한 청량음료 제조법, 녹차 침출 농축물 및 그 제조방법, 녹차엽을 함유하는 혼합차 및 그 제조방법을 특허 등록할 정도로 녹차 상품화에 열의를 쏟았다. 녹차환과 녹차 비누, 녹차 팩 등 보성녹차테크가 생산하는 제품만도 20여 가지에 이른다.

“초창기에는 녹차음료에 대한 인식도 낮았고 유통조직도 부족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나 유통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이제는 좀 더 다양하고 질 좋은 녹차 제품을 생산해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061)853-3000


▷다유선의 ‘녹차유’
녹차, 이젠 기름으로도 먹는다

1592년, 충무공 이순신은 왜군과 삼천포 항에서 격전을 벌이다 왼쪽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약을 발라도 쉽게 낫지 않았는데, 운흥사의 한 스님이 건넨 차 열매 기름을 바르자 상처가 금세 아물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차 열매에서 추출한 기름은 상비약으로 널리 사용됐다. 사찰이나 민간에서만 전해지던 녹차유가 최근 상품으로 개발 돼 고급 식용유 시장에 진출했다. ㈜다유선(대표 박노환)이 출시한 ‘참 맑은 녹차유’가 바로 그것이다.

“녹차유는 일부 사찰에서 약으로 복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해 왔습니다. 녹차유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 지방간을 억제하는데 좋고, 특히 고혈압이나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유선 박노환 대표이사의 말이다. 북한에서 89년에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녹차유가 장 질환, 화상, 동상에 주로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을 올리브유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며, 카테킨과

	녹차씨에서 추출한 기름인 다유선의 녹차유

사포닌 성분이 많아 몸을 알카리화하는 항산화식품이기도 하다.
다유선이 생명과학연구소에 녹차유의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항산화작용을 하는 올레인산이 56.3%, 항암성분인 카테킨이 100g당 73mg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박 이사가 강조하는 녹차유의 장점은 ‘깔끔한 맛’이다. “녹차유는 기름 특유의 향이 나지 않아 나물 무침이나 샐러드 드레싱, 부침개 등에 사용하면 음식의 맛을 살려줍니다. 재료본래의 맛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요리에 잘 어울리지요.”

출시된 지는 이제 두 달째지만 시장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 지방간을 억제하는데 좋고 고혈압이나 치매 예방에 좋기 때문에, 관련 질환이나 심혈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로부터 구입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현재 대형 백화점 7군데에 납품하고 있는 녹차유를 올해 말부터 홈쇼핑을 통해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아직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1리터에 2만 5천 원이라는 가격도 다소 부담스러운 편. 이유는 녹차씨 12kg을 짜야 겨우 녹차유 1리터를 얻을 수 있는 희소성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는 대량의 녹차씨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중국 운남산 녹차유를 수입 공급 받아 판매하는 OEM방식(주문자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녹차유가 ‘가래회’와 ‘산다유’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보성차 시험장과 연계해 국내에서도 차 열매를 채취할 수 있는 차밭을 조성하고, 순수 국내산 녹차씨로 재배한 녹차유도 만들 예정입니다. 몸에 좋고 음식 맛도 살려주는 녹차유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02)833-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