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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오후 6시, 강화도 전등사(주지 계성)에서 저녁예불에 참석한 72여명의 불교 종립 중·고등학생들은 신선한 체험 소감을 털어놓는다.
전등사에서 보낸 3시간여의 짧은 체험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불교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는 아이들. 불교계에서 설립한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의무적으로 참석해야했던 그동안의 예불과는 사뭇 다르단다. 이날 산사체험 참가 학생들의 가슴에 불교가 새롭게 다가선 것이다.
이날 행사는 현대불교신문사(대표이사 김광삼)가 올 1년 동안 벌인 ‘나눔의 손잡기’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성금으로 조성한 ‘나눔 장학금’을 전달하기에 앞서 종립 중·고등학생들에게 불교를 보다 친숙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특별한 자리다. 동대부중·고, 명성여중·고, 진선여중·고, 광동중·고, 광동여고, 청담중·정보통신고, 영석고 등 12개 종립학교에서 총 72명의 학생들과 10여명의 교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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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주지 계성 스님과 만난 시간, 스님의 위없는 법문이 30여분 동안 계속되자 아이들의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사는 이유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하던 계성 스님이 좌중을 둘러보다 저린 발을 주무르던 막내 다희(14·명성여중 1)에게 말을 건넨다.
“다리를 쭉 폈다가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위에 올리고 앞으로 숙여보렴. 아직도 발이 저리니?”
“어? 스님, 거짓말처럼 없어졌어요.”
다희는 마냥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레크리에이션과 강의가 준비된 ‘강화월드’로 장소를 옮기기 위해 어둑해진 산길을 내려가던 학생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좋은 벗을 많이 사귀세요. 지금 여러분 옆에 있는 친구들이 바로 좋은 벗 ‘선우’입니다. 불교를 만난 것보다 지중한 인연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김범준 대원정사 상임법사의 불교 강의가 친구들과 학우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그러나 아이들은 강의 후 있을 레크리에이션만을 기다리는 눈빛이 역력하다.
오후 8시, 이성훈 선재이벤트 실장이 무대로 올랐다. 이성훈 실장은 학교별로 모여 앉았던 자리를 뒤섞어 버렸다. 강의의 무거운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 어색함을 바꾸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눈사람, 함박눈, 고드름, 발자국 등 겨울을 주제로 한 각 조의 이름이 정해지고 일명 ‘얼큰이 조장’을 중심으로 9개조의 솜씨 자랑이 시작되면서 아이들간의 벽은 조금식 허물어지고 있었다.
첫 게임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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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풍선돌리기. 음악이 나오는 동안 풍선을 돌리다가 멈추는 순간 풍선을 들고 있는 사람이 벌칙을 받아야하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벌칙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당당해졌다. 일부러 벌칙을 받는 경우도 생겨났다. 실력을 뽐내고 싶은 모양이다.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세태가 그 안에 살아 있었다. 레크리에이션은 당초 1시간 30분의 예정시간을 넘어 3시간 동안 계속됐다.
이튿날인 11월 28일 강화월드의 대강당에서 제1회 ‘나눔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서울·경기지역 12개 종립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72명의 학생에게 2700여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되는 시간이다. 장학금은 불교계 곳곳에 배포된 7천여개의 ‘나눔의 저금통’을 통해 모아진 성금과 온라인으로 모아진 성금으로 마련됐다. 나눔의 손잡기 캠페인을 결산하고 회향하는 의미가 담겼다.
장학금 전달자로 나선 현대불교신문사 위영란 편집국 부국장은 “나눔의 장학금을 받는 마음을 늘 간직하면서 나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이웃을 돌아보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동량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1박 2일의 일정을 학생들과 함께 소화한 김형중 전국교법사단장(동대부고)은 “이번 행사는 종립학교에 다니면서도 피상적으로 불교를 접했던 학생들에게 불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물론 보시의 가르침을 피부로 접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불교학생회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선현(광동여고 2)이의 다짐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불교하면 소극적이고 뒤떨어진 듯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체험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어요. 많은 불자들이 준 나눔의 마음을 받았으니 이제는 조그만 것도 함께 나누면서 살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