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정한 프로인가?”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산 정상에 오르면 곧 내려와야 하는 것처럼 경쟁자들은 선두를 끌어내리려고 언제나 안달이다. 이런 현실에서 계속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프로의 자세는 바로 이것이다. 이제는 정상에 서 있는 것만으로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고 말할 수 없다.

현존하는 경영학의 대가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인물인 피터 드러커. ‘살아 있는 고전’, ‘20세기 최후의 지식 르네상스인’, ‘경영의 귀재’로 칭송 받는 피터 드러커가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통해 우리에게 개인의 자기실현을 위한 전략을 들려주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이미 오래 전 자신의 책에서 미래 사회를 지식 사회로 규정하고, 그 사회를 움직일 지식 근로자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이제는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인 생산 요소가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주던 시대가 끝났으며, 치열한 경쟁 환경 하에서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의 핵심은 그 기업이 고용한 ‘지식 근로자’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지식 근로자가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산성을 소유했느냐’의 여부이다. 즉 지식 사회의 기업은 지식 근로자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 근로자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는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 있다.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 요소인 지식 근로자들이 ‘스스로 어떻게 자신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지식 근로자 개개인이 생산성 높은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한 답은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잘 나타나 있다. 불교와 기업경영의 가장 큰 공통점 중 하나는 모든 것이 결국은 그 가르침이나 전략을 얼마나 잘 실행(implementation)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법구경>에도 나와 있듯이 불교는 많이 아는 것보다는 얼마나 실천하느냐를 훨씬 더 중시하는 종교이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 근로자의 나아갈 길 역시 결국은 이것과 일맥상통한다.

피터 드러커는 이 책에서 몇 가지 비결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바로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일이다. 프로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지식 근로자 개인의 강점에 기초해서 인력 배치를 할 경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없는 것’에 더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정작 자신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강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일에는 무관심한 편이다. 구성원의 강점을 활용하는 기업은 가장 강력한 생산성을 확보하게 되며, 반면에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마치 기반공사를 하지 않은 건물처럼 아무리 쌓아도 단단하고 강력하게 구조화되기 힘들다.
피터 드러커는 ‘강점 활용하기’ 외에도 ‘효율적인 시간 관리’,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프로페셔널의 조건으로 들고 있다.

이제 과거와 같은 종신고용의 시대는 끝나고 ‘개인의 근로 수명’이 ‘기업의 존속 수명’을 넘어서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의 지식 근로자들에겐 어느 곳에 고용되었느냐 보다는,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지식 근로자 개인을 대변해주는 것이 ‘소속’ 보다는 자신의 ‘전문 지식 분야’가 된 것이다. 이러한 지식 사회의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피터 드러커의 혜안에 귀를 기울여 보라. 그리고 타인의 경험으로부터 충분히 배우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고친 다음, 습관으로 만들어 보라. 아마도 놀라운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 자기실현 편
피터 드러커 지음 /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펴냄 /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