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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중독 '선풍기 아줌마'의 안타까운 '과보'
무상한 육신에의 집착이 부른 '고통'
"애욕 때문에 깨끗이 보이는 겉모양을 떠나 생각해라. 육신은 부정한 것이라고 마음에 새겨두고, 마음을 하나로 집중시켜라." <숫타니파타>

한미옥 씨의 아름다운 20대 모습과 성형중독으로 인한 현재 모습. sbs TV 촬영.
11월 25일 목요일 저녁 9시를 기점으로 "엽기다" "불쌍하다" "자업자득이다"라는 등의 리플이 수도 없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의견란에 올라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다름 아닌 <잃어버린 얼굴> 한미옥 씨(43ㆍ서울 강북구)의 성형 부작용에 대한 기구한 사연 때문.

방송된 한 씨의 모습은 심각하게 부풀어 오른 이마와 볼ㆍ턱ㆍ목, 듬성듬성 나 있는 머리카락과 선풍기만한 머리 등으로 처참했다. 그녀도 처음부터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20대의 한 씨는 일본을 오가며 촉망받던 미모의 밤무대 가수였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아름다웠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보는 사람마다 기겁을 하면서 도망치는 '괴물 같은 외모'로 망가진 원인은 바로 잦은 '성형시술' 때문이었다. 그것도 '불법'시술에 자기가 '직접' 실리콘부터 식용유, 콩기름, 파라핀 등을 주사했다.

한 정신과 의사는 그녀의 그런 행동에 대해 "스스로 공업용 기름을 얼굴에 넣을 정도라면 정신분열 상태다"며 "수술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성형의 이유를 물은 제작진에게 한 씨는 "남들이 예쁜 꼴을 보지 못하고 내가 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 소중한 나를 스스로 망쳐 벌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방송이 나간 후 SBS를 포함한 각종 웹사이트에 "외모지상주의가 낳은 결과"(황평식ㆍhps815), "동정이 가는 것보다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김은주ㆍk8476632), "꼭 낫은 모습 보고 싶습니다"(김형수ㆍmlkk77)라는 등의 리플이 밀려들어왔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30대에 누드를 발표한 한 유명 연예인의 가슴성형 논란 등 끊임없이 '성형'에 관한 찬반의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띄운 것이기도 하다.

실리콘 주입부터 보톡스 주사 등 오늘날 성형의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성형에 관한 의식도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혹자는 '외모지상주의'사회가 그런 풍토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취직을 하기위해 성형을 하는 남성도 늘어나고 있으며, 방송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선 기본으로 두세 곳은 고쳐야 봐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라는 유행가 가사가 통용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오히려 '마음만 고운 것은 자기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 못생겨도 예뻐야 데리고 다닐 때 창피하지 않다'는 의식이 젊은이들 사이에 팽배해져 있다.

더욱이 한번 시술해서 눈에 띄게 효과를 본 경험자들은 처음만 어려웠지 다음부터는 습관적으로 '예뻐지기 위해', '여기만 고치면 완벽한 외모'라는 생각에 쉽게 빠지고 만다. 이는 바로 '예뻐질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할 수 있다'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부른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법구경>에 "욕심보다 뜨거운 불길 없고 노여움보다 세찬 폭풍 없고 어리석음보다 무서운 그물 없고 집착보다 사나운 강물 없다"는 말이 있다.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 씨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두문분출한 채 집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여자의 소원'이라는 화장품 CF 멘트처럼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을 가꾸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가꾸는 방법이 문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싶다는 욕망의 뜨거운 불길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아가 사라지고 '아상'에만 집착해 결국엔 자신마저 망치는 결과를 낳게 될 위험이 크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씨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그녀의 얼굴이 선풍기만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바로 '선풍기 아줌마'다.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두문분출하는 그녀는 그래도 목소리만은 가수 뺨치게 곱다.

"진실로 자기를 사랑하거든 스스로 단속하여 악에 물들지 않게 하라"는 <법집요송경>의 가르침처럼 만약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 씨가 성형이라는 '요행'을 선택하는 대신 자신의 목소리를 꾸준히 가꾸는 등 내면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 우리가 그녀의 '흘러간 명곡'을 듣고 있지 않을런지.
권양희 기자 | snowsea7@buddhapia.com |
2004-11-26 오후 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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