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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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도심사찰 성공비결은 '체계적 교육'
결산-기자 방담

철저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핵심
생활불교, 자긍심 자연히 높아져
시대흐름 부합하는 시스템 연구ㆍ실행도 한 몫

현대불교가 창간 10주년 기획 시리즈로 두 달 간 취재ㆍ보도했던 특별기획 ‘대형 도심사찰 성공비결’이 한마음선원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대구영남불교대학 관음사, 구룡사, 능인선원, 부산 삼광사, 안국선원, 한마음선원 등의 장점을 표본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 주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번 시리즈는 연재기간 동안 뜨거운 반응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이들 여섯 사찰들의 성공비결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사찰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점검해 보았다.

방담자 :취재부 한명우 차장, 박봉영 기자, 김철우 기자, 김은경 기자, 부산주재 천미희 기자, 대구주재 배지선 기자


#교육이 가장 중요

-6개 사찰들은 공통점이 있다. 철저한 교육과 수행풍토,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신행패턴, 생활불교 지향, 주인의식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요소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체계적인 교육이었다. 양질의 신도교육이 결국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인 셈이다.

-문제는 어떻게 교육을 시키고 있느냐이다. 이들 사찰의 신도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체험이 더 공부해야겠다는 욕구 불러 일으키면서 자연스레 수행으로 연결되고 있다. 봉사활동이나 사찰 일에 적극적인 것도, 불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신이 다니는 사찰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것도 따지고 보면 양질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생기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결국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음선원이나 구룡사의 경우 어린이ㆍ학생ㆍ청년회가 아주 잘 운영되고 있는데, 이것은 몇 십 년이 지나면 이들이 바로 든든한 재목들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사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아래 평생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교육의 중요성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은 한마음선원 법회 모습.
-능인선원, 안국선원의 경우 정말로 교육이 엄격하다. 입교절차도 까다롭고 공부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능인선원의 경우는 ‘신도사관학교’라는 별칭이 붙었고, 안국선원은 집중수행 등의 초심자과정을 거쳐야만 신도가 될 수 있다.그런데도 신도들은 오히려 이런 것을 좋아한다. 어떤 신도들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까지 끌어들인다. 이런 불자들은 당연히 많은 것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사찰들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점도 반드시 눈여겨보아야 한다.


#시대흐름과ㆍ불자 욕구 반영

-중요한 점을 지적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찰들은 타성에 젖어있다. 자기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고, 불자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은 자꾸 변하고,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는데 그런 시대흐름에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6개 사찰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점도 바로 이런 부분들을 철저히 연구하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사진은 능인선원전경.
-안국선원이 성공한 이유는 수행열풍의 시대조류를 반영하고, 또 일반인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간화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마음선원 역시 자율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시대흐름에 맞는 수행과 신행체계를 갖춤으로써 역동적인 사찰이 될 수 있었고, 능인선원의 경우도 불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찰과 신도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구룡사가 최근 재가선방을 마련하고 제천에 시민선방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수행분야에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수행에 관심이 높아지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삼광사가 다양한문화와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불자들의 사찰만이 아닌 ‘부산시민의 공간’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것이다. 삼광사 한글학교는 이제 부산의 명물이 된 것처럼 그 사찰을 대표하는 특징을 창출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대구 영남불교대학도 자원봉사로 유명하다. 불교대학과 봉사활동조직이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면 오늘날처럼 확고한 위상을 갖춘 불교대학으로 자리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대구 불자들은 공부도 원했지만, 사회활동을 통해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욕구를 영남불교대학은 잘 읽고 마음껏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찰들이나 불자들은 “돈 있고 신도가 많은 큰 사찰이니까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이 사찰들이 처음부터 재정이 튼튼하고 규모가 컸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도심사찰로 성장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지금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신도조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마음선원이나 구룡사의 경우는 조직적이라기 보다는 자율에 바탕을 두고 있고, 능인선원이나 안국선원 등은 잘 짜여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 특성에 맞게 신도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요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신도 중심’이라는 것이다. 사찰이 결정하든, 신도회가 결정하든 간에 모든 사안은 신도가 중심이 돼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도들이 능동적으로 모든 일에 참여하는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생활불교ㆍ실천불교 강조

사진은 안국선원 법회 모습.
-한마음선원의 경우 생활 속의 불교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신도들은 생활 자체를 공부로 삼고 있다.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바로 보는 노력을 하면서 깨달음에 접근해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신행도 기복이 아니라 철저히 ‘작복(作福)’ 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나머지 5개 사찰들도 한마음선원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영남불교대학이나 구룡사, 능인선원 등도 실천을 강조한다. 신도들은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찾으려 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대부분의 사찰들이 기복을 방임하거나 조장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절에 와서 복을 빌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복을 지을 것인가를 절에 와서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많은 정보를 갖고 시대흐름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바른 불교’가 통한다.


#주인의식이 시너지 효과 낳는다

-6개 사찰 취재 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신도들의 자긍심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엘리트 의식’이라는 표현이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도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사찰, 그리고 불교를 신앙하고 있다는데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아마도 철저하고 체계적인 교육 덕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자부심이 모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행과 신행에 더 열심인 이유도 이런 요소가 한 몫을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자신감은 한 단체가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된다.

-스님과 신도들 간의 신뢰도 무척 높았다. 보통 스님들이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신도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스님들이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잘되는 집안은 어른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처럼, 이들 사찰들도 주지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이 신도들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항상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


#특화된 영역을 개발하라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일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요소를 다 만족할 수는 없다. 6개 사찰들 역시 한 두 가지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적어도 어느 한 분야에서만큼은 내로라할 정도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것은 스님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신도들이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 가능하게 하느냐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절에 와서 무엇인가 배우고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면된다. 얻는 것이 없다면 절대로 오지 않는다. 세속적으로 보면 시장경제 원리와도 같다. 좋은 물건은 많은 사람들이 사게 돼 있고, 그러다보면 인기상품이 되는 것이다.

-6개 사찰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그대로 흡수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각자 환경에 맞게 변화시켜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 사회에서도 벤치마킹이 유행하지 않는가. 사찰 규모가 작다고 해서, 도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해서 ‘우리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여건에 맞는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시작이 반이다.
2004-11-24 오후 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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