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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향평가 실시, 불교계엔 어떤 영향?
문광부 '삶의 질 개선'에 초점 기초연구 진행
“대입제도의 변화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생활패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까? 또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소음이 수행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문화관광부(이하 문광부)가 이같은 사회제도나 국책사업의 문화적 영향을 검토하고 평가하는 ‘문화영향평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영향평가제는 특히 각종사업의 목적이 ‘개발’보다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문화예술계의 적극적인 지지아래 기초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교계도 불교전통문화와 자연환경, 수행환경은 물론 불자들의 여법한 신행활동을 위해 입법과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정책과 제도에 대한 문화적 영향 평가

문화영향평가제는 “국가 또는 지자체가 각종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고 시행할 때 국민의 문화적 삶과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에 미치는 장단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다. 2002년 2월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청사진으로 제시한 이래 꾸준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인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가 1차 연구를 끝냈고 현재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2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문광부는 2005년 1월 2차 연구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입법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문광부 문화정책과 우상일 서기관은 “문화영향평가제는 국가정책 시행에서 문화적 가치가 최우선순위가 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영향평가제는 환경영향평가와 같이 정책이나 사업진행 전후에 발생하는 ‘영향’을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가 환경, 교통, 재해 등의 영역에 국한된 것에 비해 문화영향평가는 일상생활영역부터 거대사업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깊이 있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 효과와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면 ‘쓰레기 분리수거제가 국민의 문화적 삶에 미치는 영향’에서부터 ‘외국인노동자 정책이 외국인의 한국문화 인식에 끼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은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책 전반이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불교계의 경우 ‘위락시설이 스님들의 수행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나 ‘대형개발공사와 신도들의 신행활동과의 관계’와 같은 문제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문화재보호구역에서 500m이내에 시설을 건립할 때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현행규정도 문화영향평가의 적용으로 보다 엄격해져 사찰주위의 난개발이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불교계, 구체안 제시 필요

불교문화가 문화영향평가 대상이 될 경우 사찰에서 진행하는 법회는 종교문화행사로, 각종 문화재는 문화유산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불교문화가 명확하게 문화영향평가 대상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한국문화의 ‘정수’인 불교문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제도마련과정에서부터 불교계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제기했듯이 문화영향평가대상에 불교문화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다. 불교문화와 관련해 문화재보호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이 있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북한산과 천성산 문제에서 입증된 바 있다. 또 ‘역사문화보존구역’ 지정을 핵심으로 하는 전통사찰보존법 개정이 정부와 불교 관계자들의 ‘역사문화보존’ 개념에 대한 인식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던 현실에서 불교문화가 문화영향평가 대상이 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문광부에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수행환경이나 신행환경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모호하기 때문에 상세한 ‘안’을 마련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계종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불교문화가 문화영향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문화예술계 단체들과 함께 유ㆍ무형의 불교문화를 평가하는 방법을 모색해 문광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밀양대 환경공학과 이병인 교수는 “문화적 삶 영위 차원에서 문화영향평가는 중요하다”며 “불교계에서도 사전에 충분하게 내용을 준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철주 기자 | ycj@buddhapia.com
2004-11-20 오전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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