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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발을 들인 것을 불운의 시작으로 원망하는 수많은 서민들에게 주식을 얘기하는 것이 씨알이나 먹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막강 부동산에 견주어 주식에 투자하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눈에 들기는 했지만 되도 않는 잔재주로 선량한 투자자들을 혹세무민 하는 여러 주식관련 서적 중에 하나이거니 하는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누구나 가질법한 선입견은 책 초반부를 지나면 무너지고 만다. 거시적 관점에서 전망한 향후 3년의 주식시장이 그랬고, 책의 구성이 기존의 투자서들과 다른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구성은 일반적인 주식투자 책들이 가지고 있는 교과서적이거나 이론서 형식을 벗어나 에피소드 형식으로 끌고 나간다. 필자가 말했듯이 어렸을 적 삼촌에게 들었던 무용담처럼 흥미 진진한 사례들이 부담 없이 전개된다. 복잡한 이론보다 성공 투자자들의 경험을 기초로 진정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데 필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한 듯 보인다.
책 전편을 통해 필자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기업의 내재 가치에 입각한 가치투자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이어가라는 것이다. 부동산에 묻어두듯이, 적금처럼 소액을 꾸준히 납입하듯이, 예금에 묶어두고 기다리듯이 주식투자의 습관을 바꿔야만 수년 뒤 성공한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믿음이다.
<땅 10평보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사라>에서는 적어도 3년 이내에 2000 포인트에 근접하는 활황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암시한다. 그 근거로 90년 이후 경제성장의 규모나 금융자산의 증가 폭에 비해 주식시장의 발육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을 데이터로 제시한다. 또한 미국보다도 낮아진 채권금리에 적응하지 못한 400조원의 부동자금 중 상당부분이 결국은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외에도 많은 사실에 기초하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간다.
하지만 필자는 폭발적 활황의 시대에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발길 닿는 모든 땅이 서너 배가 올랐어도 소외된 사람들의 탄식이 난무하는 것처럼 주식을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주식투자의 성패가 후천적 학습보다 유전적 인성에 더 많이 좌우된다고 판단한 필자는 주식에 투자하면 절대 안돼는 10가지의 유형을 아주 세밀하게 정렬해 놓기도 하였다. 그럼으로써 성공가능성이 적은 투자자들은 애당초 간접투자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대박의 환상을 버리고 철저하게 재테크 관점에서 접근할 때 진정한 대박이 주어진다는 것이 <땅 10평보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사라>의 핵심이다. 이제부터는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란 점에 공감한다.
‘땅 10평보다는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사라’
이선욱 지음 / 조선일보 / 1만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