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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전형적인 ‘구도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호구지책으로 스님 행세를 하던 주인공 ‘태만’이 동사(凍死) 직전의 한 여인을 통해 진정한 구도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갖는 매력은 적지 않다. 애써 꾸미지 않은 간결한 문체에서 ‘인간의 양면성’이라는 주제가 선연히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 문단 역시 “프랑스어의 순수성과 간단하고 적확한 단어를 사용해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는 점을 높이 사 강 씨를 ‘한국의 진주’로 평가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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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우연, 인연 그리고 내면의 불성(佛性)을 깨닫게 되는 그의 삶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번역서에서 강 씨의 프랑스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과, ‘불교 총무원’ ‘싯다르타 오신날’ 등의 오역이 글 읽기를 방해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 씨는 중앙대 불어학과를 나와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가 2001년 디종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5년째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2002년 시노 델 뒤카(Cino del Duca) 재단이 수여하는 문학부문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