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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프랑스 소설가 강은자의 ‘그 스님의 여자'
<그 스님의 여자>(강은자 지음, 해와달, 9천원)
프랑스 언론은 강 씨가 프랑스어의 순수성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소설가 강은자(38)씨의 데뷔작이자 ‘2003 부르고뉴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소설 <그 스님의 여자>가 한국어로 출간됐다. 원제가 ‘스님, 그리고 동사 직전의 여인(Le Bonze et la femme transie)’인 이 소설은 지난해 프랑스 파이야르(Fayard) 출판사에서 출간돼 언론과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소설은 전형적인 ‘구도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호구지책으로 스님 행세를 하던 주인공 ‘태만’이 동사(凍死) 직전의 한 여인을 통해 진정한 구도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갖는 매력은 적지 않다. 애써 꾸미지 않은 간결한 문체에서 ‘인간의 양면성’이라는 주제가 선연히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 문단 역시 “프랑스어의 순수성과 간단하고 적확한 단어를 사용해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는 점을 높이 사 강 씨를 ‘한국의 진주’로 평가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소설가 강은자 씨의 데뷔작 <그 스님의 여자> 표지.
책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자. 일하기를 싫어하는 게으른 남자 태만은 먹고 살기 위해 아내를 떠나 행운사로 향한다. 행운사에서 ‘봉(鳳)’이라는 법명을 받고 사찰의 주지를 맡게 된다. 신도들의 시주로 호의호식하던 태만은 어느 겨울, 길에 쓰러져 얼어 죽게 된 여자를 살려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여인은 다시 홀연히 떠나 비구니 스님이 되어 버리고, 그는 여인의 진실한 사랑을 뒤늦게 발견하고 진정한 깨달음의 길을 찾는다.

선택과 우연, 인연 그리고 내면의 불성(佛性)을 깨닫게 되는 그의 삶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번역서에서 강 씨의 프랑스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과, ‘불교 총무원’ ‘싯다르타 오신날’ 등의 오역이 글 읽기를 방해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 씨는 중앙대 불어학과를 나와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가 2001년 디종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5년째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2002년 시노 델 뒤카(Cino del Duca) 재단이 수여하는 문학부문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11-16 오후 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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