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계종 예산은 긴축 기조 속에서 승려노후복지와 외국어 사이트 운영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는 특징을 띠고 있다. 이는 현재 어려운 경제 여건을 반영하면서도 수행 풍토 진작과 인터넷 포교 환경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조계종 2005년 예산은 총 296억1653만9000원. 이 중 일반회계는 168억7479만8000원, 특별회계는 127억4174만1000원이다.
이는 총무원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에서 종정예경실 운영비 360만원, 문화부의 불교신춘문예 보조금 500만원, 사회부의 인터넷국제포교 사업비 6300만원,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운영비 600만원, 교육원의 보조사상연구회 보조금 500만원, 포교원의 파라미타청소년협회 보조금 1000만원, 포교연구실 연구사업비 2000만원, 중앙종회 상임분과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활동비 4000만원 등 총 1억5260만원을 증액하고, 세입에서 특별분담금 3천만원을 삭감하는 등 총 1억8260만원으로 조정한 결과다. 총무원 집행부는 이 차액을 예비비에서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조계종의 내년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에서 동결을 원칙으로 긴축 편성됐다. 이는 경기 불황 등 사회 전반적 흐름과 궤를 같이한 것이다. 또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차 공사 중 설계변경과 공사구간 변경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비용과 한국불교전통문화산업지원센터 건립에 필요한 비용 20억원이 시설특별회계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회부의 불교사회단체 프로그램 공모 사업과 문화부의 멸실문화재조사 사업, 포교원의 국제포교사 양성 사업이 1년 동안 유예됐다.
일반회계 세입예산의 특징을 보면, 중앙ㆍ직할ㆍ직영 분담금은 2004년 분담금 배정액을 기준으로 볼 때 동결됐다. 경주 석굴암을 제외한 특별분담사찰 분담금도 모두 동결됐다. 문화재관람료(12%) 분담금은 2003년도 결산에 근거해 분담금 규모를 현실적으로 조정해 증액 편성됐다.
일반회계 세출예산 가운데 인건비 동결이 눈에 띤다. 인건비는 3년째 동결됐으며,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삭감에 해당된다.
특별회계 중 주목되는 부분은 신설된 ‘승려노후복지특별회계’. 약정출연금 1억원, 희사금 1200만원, 경상이전수입 100만원, 전년도 이월금 600만원 등 총 1억1900만원이 편성됐다. 특히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확정되면 승려노후복지시설 건립비용 1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어서, 승려노후복지사업의 물적 토대가 보다 튼튼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원ㆍ부서별로 보면 2004년에 비해 총무부, 사회부, 호법부, 중앙종회사무처, 사회복지재단이 증액 편성됐으며, 기획실, 재무부, 문화부, 교육원, 포교원이 감액 편성됐다.
내년 주요사업 중 기획실의 종단 매스미디어위원회 조직운영, 문화부의 불교중앙박물관 개관, 사회부의 종단 외국어(영ㆍ일ㆍ중국어) 사이트 운영, 호법부의 미등록 사설사암 정보 정비 및 통계자료화, 교육원의 승가교육제도개선추진위원회 활동 및 승가교육과정 재정비, 포교원의 군승특별교구 출범 및 청년ㆍ소년 포교활동, 중앙종회사무처의 상임분과위원회 및 종헌ㆍ종법특별위원회 활동, 사회복지재단의 10주년 기념 등이 주목된다.
특히 사회부의 외국어 사이트 운영은 국제포교 활동화 기반 마련을 비롯해 국제불교교류 활성화 및 종단 국제활동 역량 강화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998년 이후 분담금 수입이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종단 차원의 재정확충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는 종정감사 때에도 지적된 사항으로, 각 사찰에 대한 정확한 실사를 통해 분담금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작업과 병행돼야 한다.
기획국장 성전 스님은 총무원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에서 1억8260만원으로 조정된 부분과 관련 “분담금을 조정하자는 등의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됐지만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전액 예비비 삭감을 통해 수용토록 지시했다”며 “이로 인해 분담금 동결이 가능했고, 인터넷 국제포교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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