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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단청>은 ‘한국 근현대 단청의 산 역사’로 불리는 故 한석성 장인의 단청세계를 조명한 책이다. 한석성 장인은 조선말기 단청으로 일가를 이룬 한용식의 아들로, 15살 때부터 단청의 밑그림이 되는 단청초본을 배우기 시작했다. 60여년의 세월을 단청 맥을 잇는데 바친 장인은 그동안 순천 송광사 대웅보전, 경주 불국사 대웅전, 강진 무위사 극락전, 서울 숭례문 등 국내 유수의 사찰과 궁궐의 단청 작품을 남겼다. 특히 보탑사 삼층목탑은 기존의 단청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옛것과 창작을 조화시킨 ‘한석성 단청의 완성작’으로 평가 받는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한석성의 생애’는 한 장인이 구술한 내용을 시인 박해진 씨가 정리한 것이다. 처음 단청을 접하게 된 계기와 단청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 고생한 사연, 단청을 그리기 전 맑은 샘물로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습관, 단청의 안료 중 독성이 강한 양록 때문에 사타구니에 독이 올라 고생한 경험 등이 그려져 있다. 만봉 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은 한 장인에 대해 “필력이 뛰어나도 일에 빈틈이 없었다”며 “아버지와 함께 단청으로 일가(一家)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2부 ‘한석성의 단청’에는 사진작가 김대벽 씨가 촬영한 한 장인의 단청 작품을 화보로 구성하고 그 작품의 밑그림인 초본을 실었다. 한 장인의 정교하고 섬세한 필력과 색채를 사진으로 느낄 수 있다.
3부 ‘한국의 색, 단청이야기’에서는 2천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단청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단청의 역사, 종류, 빛, 무늬, 시공(施工)을 사진자료를 곁들여 쉽게 풀어 썼다. 한국 고대단청의 면모를 보여주는 고구려 고분벽화, 위는 푸르게 아래는 붉게 칠해 조화를 이루는 상록하단(上綠下丹)의 원칙, 임진왜란을 전후로 크게 바뀐 조선시대의 단청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 장인이 직접 모사한 수덕사 대웅전의 단청이나 돈화문, 홍화문, 명전전 단청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단청에서 귀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박준주 단청협회 고문은 머리말에서 “우리나라 단청인 대부분이 한석성 장인의 감독 하에 일을 배웠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근현대 단청문화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며 “한 장인의 흔적과 자취 그리고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단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단청>(한석성 구술, 박해진 정리, 현암사,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