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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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 풍미한 인물로 조망하는 한국불교사상사
한국불교사를 ‘인물’로 조명한 <인물로 보는 한국의 불교사상>.
역사를 이루는 주체는 사람이다. 불교사 역시 ‘사람’의 역사다.
우리는 삼국시대의 불교를 이야기 하면서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을 되짚어 보게 되고, 고려시대의 불교사상을 더듬어가다 보면 의천 스님과 지눌 스님을 만나게 된다. ‘불교사상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각 인물의 사상과 그 사상의 심층에서 이미 분화되어있기 때문이다. <인물로 보는 한국의 불교사상>은 이처럼 한국불교사를 ‘인물’로 조명하는 책이다.

서울교대 은정희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며 후학들이 엮은 이 책에는 이효걸 교수(안동대), 고영섭 교수(동국대), 이덕진 교수(창원전문대), 김미영 교수(서울시립대) 등 한국불교원전연구회 소속의 전문학자 15명이 필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사상사의 구성이 그 조각난 심층의 요소를 재배치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이 책은 아직 첫 화두를 밟지 못한 이들에게 그 요소를 들여다보게 함으로써 입문의 길을 제공해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 인물의 사상의 궤적을 좇음으로써 미시적인 수행의 길의 극단을 성찰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고 출간 의의를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중국 남조에서 삼론(三論)을 변혁시킨 고구려 출신의 스님으로 알려진 승랑(僧朗)과 신라 왕손 출신의 원측 스님(613~696)을 통해 삼국시대 불교사상을 밝힌다. 또한 원측 스님과 동시대를 경험한 원효 스님(617~686), 원효 스님과 함께 분열과 전쟁의 시대를 살았던 의상 스님(625~702)을 통해 삼국시대의 대표적인 불교사상인 화쟁사상과 화엄학의 역사를 짚어 본다. 무애행으로 널리 알려진 원효 스님이지만 사상사에서 갖는 무게감을 간과해왔던 사람들이라면 원효 스님의 일심 사상과 화쟁 사상, 번뇌론 등을 통해 스님이 전하고자 했던 가르침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천태 문헌을 가지고 중국에 가 중국 천태학을 중흥시킨 제관 스님, 북악의 화엄 원교의 법통을 이은 균여 스님(923~973), ‘보조선’을 정립한 지눌 스님(1185~1210)과 그 사상을 핵심 코드로 삼아 고려시대의 불교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시대까지 지배이념으로 절대적 권위를 누리던 불교는 조선시대에 들어서 전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함허당 기화 스님(1376~1433)은 “마음의 때를 모두 제거한 후 확 트인 지혜의 눈으로 보면 유교와 불교의 공통의 토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유불일치론’을 주장했고, 청허 휴정 스님(1520~1604)은 유불도 삼교(三敎)에서 본래적 의미의 도(道)는 하나로 수렴된다는 ‘삼교회통사상’을 주장했다.

고구려부터 조선시대까지 당대를 풍미했던 선지식들의 사상을 읽어가다 보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여겼던 가르침이 ‘한국불교사’라는 하나의 큰 강물을 따라 흘러왔음을 느낄 수 있다.

<인물로 보는 한국의 불교 사상>(한국불교원전연구회 지음, 예문서원, 2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11-10 오전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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