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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전문가가 소개하는 김치 담그기
김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배추, 젓갈과 고춧가루 등 김장재료를 준비하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그러나 올 겨울 김장이 반드시 맵고 진한 양념에 푹 절인 김치여야 하는 법이 있을까.

사찰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 파, 마늘, 젓갈은 일체 쓰지 않고 생강과 소금을 기본으로 한 깔끔한 맛의 김치를 만들어 왔다. 사찰 김치는 오신채를 쓰지 않기에 자극이 적고 젓갈로 맛을 내는 대신에 보리 삶은 물이나 늙은 호박 삶은 물로 구수하게 만든다. 가정에서도 맛볼 수 있는 사찰 김치 만드는 법을 홍승ㆍ선재ㆍ적문 스님, 이여영 원장 등 사찰음식전문가들에게 물어 보았다. 더불어 전문가들만이 알고 있는 ‘더 맛있게 담글 수 있는’ 김치 담그기 비법을 공개한다.

홍승 스님(사찰음식연구회장)은 ‘콩잎 김치’를 제안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젓갈이나 생선류를 넣어 맛을 좋게 하지만 사찰식 콩잎 김치는 젓갈 대신 보리 삶은 물에 발효식품인 간장 또는 된장을 풀어 김치를 담근다. “보리를 삶아 국물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날 뿐만 아니라 콩잎의 풋내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고 홍승 스님은 설명한다.

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원장)은 ‘대나무 잎 동치미’를 추천한다.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대나무 잎을 넣으면 동치미 국물에 하얀 찌꺼기가 뜨는 걸 방지해 줄 뿐 아니라 국물 맛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게 해준답니다.” 또 대나무 잎과 함께 바닷말의 일종인 청각채(靑角菜)를 넣으면 국물이 한결 시원해진다. “더욱 맛있는 동치미 국물을 만들려면 배나 사과 등 제철 과일을 넣으라”고 스님은 조언한다. 과일을 넣을 때도 특별한 비법이 있다. “크게 잘라서 이쑤시개로 여기저기를 찔러서 넣으면 국물이 지나치게 익는 것을 방지하면서 풍미를 좋게 해줘요.”

적문 스님(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은 ‘배추김치’로도 충분히 독특한 맛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전통적인 ‘사찰식 김치 만들기 방법’에 따라 마늘과 파와 젓갈을 넣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러운 김치를 만들려면 양념 할 때 순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탕→소금→식초→된장→간장 순으로 넣어야 하는 것. 양념마다 입자가 다른데 단 성분은 다른 입자를 고루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적문 스님은 또 “배추 김치는 특히 소금이 맛을 좌우 한다”며 질 좋은 천일염 쓸 것을 권한다.

이여영(국제선식문화원) 원장은 칼슘과 비타민A, E, 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겨울철 영양섭취에 좋은 ‘상추 김치’를 권한다. 상추김치는 담가 놓으면 다음날 저녁부터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 찹쌀 풀 대신에 감자 삶은 물로 구수한 맛을 낸다. 이 원장은 “상추 김치를 담글 때 상추대궁이 너무 딱딱하면 미리 칼등으로 두드려 놓으면 부드럽고 아삭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콩잎김치
콩잎 200g, 풋고추 4개, 생강 1톨, 보리쌀 1/4컵, 된장 4큰술

▷이렇게 만듭니다
① 콩잎은 너무 여리면 풋내가 나므로 진녹색이 되기 직전의 것으로 골라 씻어 놓는다.
② 풋고추는 반으로 갈라 굵게 채 썰고 생강도 곱게 채를 썬다.
③ 보리는 깨끗이 씻어 5배 정도의 물을 붓고 삶아 소쿠리에 받쳐 국물을 받아 식혀둔다. ④ 보리 삶은 물에 된장을 푼다. 약간 짜다 싶게 간을 맞춰야 김치를 담갔을 때 맛있다.
⑤ 항아리에 콩잎 대여섯 장과 채 썬 고추와 생강을 켜켜이 담는다.
⑥ 된장 푼 보리 물을 콩잎이 잠길 만큼 붓고 콩잎이 뜨지 않도록 누른다. 2~3일 후부터 먹을 수 있다.

대나무 잎 동치미
동치미 무2단, 생강 2쪽, 고추씨 1/2컵, 청각 50g, 고추 20개, 배 1개, 사과 1개, 굵은 소금, 대나무 잎 적당량

▷이렇게 만듭니다
① 무는 껍질이 다치지 않도록 소금에 굴려 사흘 동안 절인다. 무청도 살짝 절여 놓는다.
② 고추씨와 저민 생강을 자루에 담아 독 밑에 넣고 무청, 청각, 고추를 넣는다.
③ 소금에 절인 무는 물에 씻어 독에 차곡차곡 넣는다.
④ 과일은 크게 잘라서 씨를 파내고 무 위에 놓는다.
⑤ ①에서 생긴 소금물에 생수를 섞어서 간을 맞춘다.
⑥ 대나무 잎을 덮거나 댓가지를 걸친다.

배추 김치
배추 5포기, 무 2개, 굵은 소금 8컵, 고춧가루 4컵, 찹쌀 풀 1컵, 설탕 1/2 작은 술

▷이렇게 만듭니다
① 배추는 겉잎만 떼고 2등분 내지 4등분을 하여 줄기 부분에 켜켜로 소금을 뿌려 절인다.
② 무는 깨끗이 씻어서 채로 썰고, 고춧가루는 찹쌀 풀에 미리 넣어서 불려 놓는다.
③ 무채에 불려 놓은 고춧가루를 넣고 비벼서 고춧물이 들게 한다.
④ 무채에 물이 곱게 들면 준비해둔 생강과 소금,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⑤ 절여진 배추를 씻어서 물기를 빼고 준비해 놓은 배추 속을 골고루 넣는다.
⑥ 끝의 배추 잎 하나로 속이 빠지지 않도록 감싸서 김치 통에 넣는다.

상추 김치
상추(조선상추) 1kg, 풋고추 2개, 홍고추 3개, 생강 1/2톨, 고춧가루 2큰 술, 집간장 1큰 술, 감자 풀(물1컵, 감자 1/2개), 굵은 소금 1/3컵

▷이렇게 만듭니다
① 상추대궁의 겉껍질은 벗겨내고 반으로 갈라 물에 씻고 소금에 절인 뒤 물기를 뺀다.
② 감자는 얇게 썰어 물 3컵을 붓고 푹 삶아 체에 걸러 차게 식힌 뒤 소금으로 간한다.
③ 홍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제거하여 어슷썰기를 한다.
④ 다진 생강과 고춧가루, 감자 풀을 섞어 집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⑤ 상추에 ④의 양념국물을 부어 단지에 담근다.
⑥ 김치를 밀봉해 하루 정도 익혔다가 먹는다.
이은비 기자 | renvy@buddhapia.com
2004-11-09 오후 8: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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