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5 (음)
> 종합
비약하는 중국불교의 현주소
중국정부의 적극적 지원업고 급속한 성장세

“한중일 교류 10년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다. 93년 조박초 거사의 제안 당시만 해도 중국불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공산화 50년 동안 문화혁명까지 겪은 탓에 불교는 껍데기만 남은 탓이다. 그러나 적어도 외형적으로 지금 중국불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중국불교의 깊이는 여전히 바닥이 얕다. 이번처럼 일방적인 ‘세계불교포럼’ 창립시도 역시 중국불교의 성급함을 드러낸 결과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지하 스님)

“한마디로 현재 중국 불교는 비익(飛翼)하고 있다. 2002년부터 중국불교협회는 종교국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문화재 관리인 취급을 받던 중국스님이 10년 사이에 2500명에서 3만 명으로 늘어났다. 사찰의 운영도 승려가 직접 한다. 중국불교는 자신들의 원류를 대승불교의 종주국이 된 한국에서 찾고 싶어 한다. 중국불교에 있어서 한국불교는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큰 존재다.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중국불교의 행보가 너무나 공격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10월 24일 회량옥(回良玉)부총리를 만났을 때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중국정부는 기독교문명을 앞세운 미국의 세계 패권주의에 대항하는 불교문명의 중심 국가로 중국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민족통합, 사회갈등해소, 전통문화복원, 불교를 통한 정신문화의 세계제패가 그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얼마전 방한한 왕유 종교국 부국장도 이런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었다.”(문화관광부 이보경 종무실장)

이번 대회 기간동안 중국불교를 바라본 한국측 대표단의 일부는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를 이렇게 전했다. 급격한 중국불교의 발전에 놀라면서도 일방적인 중국중심의 사고가 주변국들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국 참가단은 별도로 우리의 교구본사에 해당하는 항주의 ‘영은사(靈隱寺)’와 상해의 ‘옥불선원(玉佛禪院)’ 두 곳을 참배하기도 했다. 그들은 두 곳 사찰을 통해 중국불교의 현실을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휴일이었던 10월 24일 중국 선종 10찰의 하나인 항주 영은사에 도착했을 때 한국스님들은 참배 내내 수만 명의 인파에 떠밀려다녀야만 했다. 넘쳐나는 불교인구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또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참배한다는 임제종 계열의 상해 옥불선원에서는 젊은 방장(주지)의 나이에 적잖이 놀랐다. 1999년 29세에 방장이 된 각성 스님은 문화혁명이 한창이던 1970년생이었다. 중장년층 승려가 없는 중국불교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불교는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대외적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불교를 주창한다. 불교인구는 전체 13억 인구 가운데 2억 명. 전국 각성 마다 하나씩 있는 불학원이 현재 36곳 2년제와 4년제 과정이 혼재돼 있다. 현재 승려수는 3만명 가량. 중국정부는 정책적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이전까지 승려수를 25만~30만 명까지 늘리고 신도도 지금의 2배인 4~5억 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종교를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내세워 종교(기독교)활동을 규제해온 중국정부로서는 개방이 본격화될 올림픽이전에 불교를 국교로 세우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중국정부와 중국불교협회 조급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원광대에서 유학 했던 중국불교협회 국제부 주임 보정 스님도 “중국불교는 공산화 이후 단절된 불교의 전통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수행전통이 살아있는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한ㆍ중불교계의 협력과 지원을 간절히 요청했다.

최근 중국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는 천태종 교무부장 춘광 스님은 한국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계불교포럼’ 창립을 통해 동북아권 대승불교의 세계화를 노리는 중국불교의 성장에 놀라면서도 이런 배경에 종교외적인 정부의 정책적 목적이 앞서는 데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춘광 스님은 “오랫동안 도제양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점은 정체하고 있는 한국불교계가 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이 대승불교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용수 기자 |
2004-10-29 오후 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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