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6.1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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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수계산림의 이색 출가자들
지난 10월 27일 264명의 사미(니)를 탄생시킨 태고총림 선암사 금강계단은 시작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태고종 제28기 합동득도 수계산림에서 사미(니)계를 받은 행자들.


10월1일 입제식에 앞서 수계산림 지원자는 304명에 이르렀다. 소양시험과 4주간의 교육에서 40명이 탈락하고 남행자 192명, 여행자 72명이 최종적으로 계를 받았다. 이는 태고종 사상 최대규모로 10년전 50여명에 비해 6배, 지난해 173명에 비해 100여명이 늘어난 인원이다.

이처럼 해를 거듭하면서 태고종 수계산림에 행자 지원자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태고종 교무부장 법현 스님은 “종단의 위상이 높아진것”이라고 강조했다. 법현 스님은 * 대를이어 출가하는 ‘태고종 2,3세 스님들’이 많아졌고 * 종단구성을 4부중에서 6부중으로 바꾸어 결혼한 수행자의 정체성을 확립한 것이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태고종도 내년부터 출가연령 제한을 강화하기로 해 금년에 출가지원자가 급증하는데 한몫 했다.

이처럼 연령과 결혼여부에 자유로운 태고종단의 금년 수계식은 여느 수계식에 비해 축제분위기였다. 1000여명의 가족과 은사가 찾아와 ‘인천(人天)의 스승이 된것’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번 수계산림에서는 264명의 사미(니) 스님이 배출됐다.


금번 28기 수계산림에서 단연 주목을 받았던 수행자는 동진 출가한 보현(11.초등4년)스님. 서울출신인 보현 스님은 어려서부터 동네 용궁사(주지 석천)에서 살다시피했다. 새벽이면 절에가서 예불에 동참하고 등교하곤 한다. 5년전부터 ‘스님이 되고싶다’고 부모님에게 조르다가 이번에 석천 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았다. 은사 석천 스님은 “보현 스님은 맑고 거짓이 없으며 보는 즉시 행한다”며 “전생부터 수행 잘하던 스님이었던 것 같다”고 소개한다. 수계식후 어머니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보현 스님은 “조금 무거운 짐을 진 것 같은데 기분이 좋아요”라며 “공부잘해서 훌륭한 스님이 되겠다”며 더욱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총무원장 운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도림 스님(60)은 경주와 구미지역 중학교 교장을 역임하다 정년퇴직을 2년 앞둔 지난 7월 퇴임하고 수계산림에 들어왔다. 도림 스님은 “40여년간 교단에 몸담고 있으면서 진정한 사람됨을 갈구해왔다”며 “지난해 KBS 사장을 역임한 지연 스님 출가소식에 자식들도 제 갈길을 가고 있고, 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세면도구만 들고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1969년 행정고시 합격후 경제기획원, 전매청, 전남대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정성 스님(68)은 “평생 공직생활을 했지만 생애 마지막은 종교생활로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다음생에나 출가 할수있을까 했는데 자녀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홀가분하게 출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15대 품바’등 배우로 연극계에서 활동하던 윤명 스님(31)도 “출가인연이 있었는지 어려서부터 스님 흉내를 많이 내곤했다”며 “소외된 이웃들과 더불어 살며 자비행을 실천하는 수행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원로의원 남파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진화(57), 진관 스님(55)은 전북불교대학 10회 동기생으로 “7년전 불교대학에서 만나 도반이 되어 줄곧 사찰순례 등을 통해 함께 신심을 다져왔다”며 “불교대학에서 공부한 교리를 바탕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전법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 성봉 스님(49)은 경북의대를 졸업한후 20여년간 병원 원장으로 의술을 펴왔으며 도성 스님(43)은 문화재청 석조각부문 지정문화재이다.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4-10-31 오전 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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