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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토회 주최로 열린 천성산 화엄법회 현장. 내원사를 출발, 화엄벌 정상에 오른 1천명의 대중들은 화엄벌의 바람 앞에 말을 잃었다. 이미 내원사 선방 앞에서 화엄법회를 열고 법륜스님의 법문과 지율스님의 생명사랑에 대한 마음을 전해들은 뒤라 화엄벌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욱 애틋하다.
전국에서 가족단위로 참석한 정토회 회원, 도롱뇽의 친구들, 도롱뇽 시민행동 관계자들이 화엄벌 정상에서 손에 손을 맞잡아 만든 인간띠가 화엄벌의 좁은 등산로를 따라 3km 정도 이어졌다. 마주잡은 손끝으로 전해지는 마음을 모아 생명의 소중함이 담긴 노래를 부르자, 무심코 지나치던 등산객들도 발길을 멈추고 영문을 물었다.
이어진 명상시간. 원효 대사가 1천명의 성인을 모아놓고 법문을 설했다는 화엄벌 정상에 오른 1천명의 대중들은 눈을 감은 채, 천성산의 뭇 생명들을 지키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담은 명상에 잠겼다. 바람이 불었고, 햇살이 내렸다.
다시 목탁소리가 울려 퍼지며 뭇 생명들을 위한 천도재가 열렸다. 천성산 정상을 향해 오를 때부터 이어졌던 염불소리가 다시 화엄벌 정상에 메아리쳤다.
이날 아빠와 함께 화엄벌에 오른 기범(벌말초 4)이는 "기분이 너무 좋아요. 도롱뇽을 살리려고 힘들게 올라왔는데 너무 아름답고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웃어보였다.
독일에서 잠시 한국에 들렀다 천성산까지 오게 되었다는 유학생 유동수(서울 목동)씨는 "내가 모르는 산이라 보잘 것 없는 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와보니 너무 아름답다"며 "독일로 돌아가더라도 지율스님을 응원하고 도롱뇽 소송인단을 모으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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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화엄법회는 천성산 화엄벌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1천명의 대중이 행사를 하게 되면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법륜스님의 뜻에 따라 장소가 변경됐다. 법륜 스님은 법문을 통해 "지율 스님이 생명을 걸고 지키려했던 산이 어떤 산인지 눈으로 보고 이 소중한 나무, 풀, 꽃들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우리가 모였다"며 "앞으로 1인당 100명의 도롱뇽 소송인단을 모아 힘을 보태야 한다"고 당부했다.
19일, 환경부가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터널공사가 이 산의 습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의 보고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부산고법에 제출한 후, 지율 스님 또 다시 단식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 지율스님에게 천명의 대중들은 천명의 성인과 다름없는 큰 힘이었다.
지율 스님은 "현 정부가 너무 쉽사리 약속을 져버렸다. 많은 이들이 법원이 환경부의 입장을 수용하면 이제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희망을 이야기할때이며 오늘 화엄법회에 모인 많은 이들이 생명의 씨앗을 심어준다면 그것이 천성산을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