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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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寫經)으로 불법의 바다에 빠지다.
수행일기(한국소비자보호원 광고약관팀 과장 김종관)
수행일기 (상)

사경(寫經)으로 불법의 바다에 빠지다.
부모님을 따라 절에 가서 삼배만 하는 정도였던 필자는 중학교 3학년때 외가 근처에 있는 사찰에서 부처님(지금 생각해 보니 그 부처님은 관세음보살님이었던으로 듯하다)을 모시기 위해 동네사람들과 더불어 부처님 이운을 하는 외삼촌과 함께 부처님 앉으실 좌복을 옮긴 적이 있다. 다섯 살 남짓 되었을까 사찰에서 아버님과 함께 손잡고 찍은 사진이 있긴 한데 아마도 중3때가 부처님과의 첫 인연인 듯 하다.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에 올라와 대학교, 대학원까지 하숙과 자취로 지내는 동안 부모님의 보살핌이 없었으면 어찌 공부를 마칠 수 있었으리. 대학원에 진학하여 조계사청년회에서 신행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절하는 것외에는 불교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신 어머니지만 도림스님과의 인연으로 법화경 한권을 주시며 사경을 해보라고 권하셨다.
천수경과 반야심경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아버님이 새벽에 일어나시면 늘 테입을 틀어놓아 기상음악 삼아 일어나곤 하여 쉽사리 외울 수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불경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은 어머님의 법화경 사경 권유 이후의 일이다. 법화경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법화칠유의 내용은 '나의 법은 큰 바다와 같다'고 설파하신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푹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경을 하면서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적이 있는데, 자취방에서 저녁에 물을 끓인답시고 가스렌지에 주전자를 올려 놓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 3-4시가 되어 깼더니 부엌이 마치 불이 난 것처럼 발갛게 달아 오른 것이다. 부엌문을 열고 보니 주전자 안의 물이 다 졸아 버리고 가스렌지 위에서 주전자가 거의 터지기 일보 직전이 아닌가? 놀란 가슴 쓸어 내리고 다 타버린 주전자를 보며 부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 적이 있다.
사경 수행을 통해 많은 경전을 접하면서 라디오불교방송에서 나오는 경전공부도 자주 듣게 되고, 청년회 법우들과 함께 목탁도 배우고, 교리공부를 하기도 하고,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은 아내와 함께 무진장스님께 3개월정도 강의를 들으며 이해의 폭을 넓혀 갔다.
법화경의 가르침처럼 거룩한 스승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여래의 사자가 되고 싶다는 서원을 세워 불교대학에 등록하여 포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보니, 직장에서 같이 불교신행하는 동료들과 함께 직장불자회를 창립할 수 있었다. 2002년에 한국소비자보호원법우회를 신동구초대회장님, 노영화 현 회장님, 장학민 부회장님 등과 함께 창립하여 매월 1회의 정기법회와 봄.가을 사찰순례 등을 통해 지난 3년간 '수행이 포교요, 포교가 수행'임을 실천하고 있다. 초심자들이 대부분인 직장동료 불자를 위해 라디오 불교방송을 시간날 때마다 듣고, 진리의 창고라 할 수 있는 '불서'를 수시로 구입하여 읽으며 청년회와 사무실 도반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교리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책을 너무 많이 산다고 아내는 항상 내게 불만이긴 하지만^^.
한참 경전공부에 재미를 들이면서 문득 나의 생각들을 담고,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향수해례, 바람직한 불교의례 등을 생각하면서 책자로 담기 시작한게 '반야누리'란 이름의 책이다. 지혜가 가득한 세계, 진리의 세계를 꿈꾸며 도반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만든 게 올해로 다섯 번째 책자까지 나왔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자그마한 원이 하나 생겼다면, '자유의지'란 주제로 십년 내에 책을 한권 쓰는 것이다. 정말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소개할 수 있다면 원고를 쓰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작정이다.

수행일기 하
이뭣고∼
독경, 간경, 사경 위주의 공부를 하다가, 인간의 한 생명은 한 호흡에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발견하고는 참선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마침 새천년의 시작을 알리던 2000년에 장모님, 큰처형, 아내와 함께 24시간 365일 화두참선도량인 대한불교조계종수선회에서 현담스님으로부터 참선교육을 받고 지금껏 안거때마다 4명이 함께 방부를 들여 정진하고 있다. 사람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을 만나기는 더더욱 어렵다 했는데 가족이 함께 선방에서 정진한다는 게 얼마나 신심나는 일이겠는가.
그해 하안거때 생애 처음으로 방부를 들여 지리산 서암정사에서의 3박 4일간 용맹정진에도 참가했을 때 철야정진중 선방 바닥에 머리를 쾅하고 박던 때를 생각하면 용맹정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해본다.
월드컵이 한참이던 지난 2002년에는 송담 큰스님께서 주석하고 계시는 용화선원 화두불명십선계 법회에서 법명을 받았다. 내가 받은 법명은 송주(松州). 모든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당신의 법신을 이땅에 회향하신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전하겠다고 조계사청년회에서 본격적인 신행활동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불조의 혜맥을 이으신 송담 큰스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 내게는 더욱 소중한 법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뭣고' 화두까지 받았으니 본격적인 참선수행을 시작한 것인데, 아쉬운 점은 참선 수행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요즘에 와서는 30대의 직장인이자, 청년회원으로, 직장동료들과 함께 신행활동을 하면서 외부활동이 잦다 보니, 비록 장모님이나 아내처럼 용맹정진하진 못하지만 하루하루를 회향하면서 금강경을 독송하고, 영가발원문을 외우고 5분 참선하며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참선하는 습관을 들여가고 있다. 그리고 사찰참배를 갈 때마다 그 사찰의 주전각에서 삼배 후 금강경을 독송하거나 2∼30분 정도씩 계속하고 있다.
수선회 선방에 다니면서 참선수행하시는 스님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제주도남국선원장으로 계시는 혜국스님을 우연히 2002년 가을에 봉인사 자광전 개원3주년 기념법회때 산본의 법해사에서 자동차로 봉인사로 모시는 인연을 맺었는데 스님의 오른손 손가락 3마디 연비하신 모습을 직접 친견하고는 실로 수행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 구입한 혜국 스님의 '인연법과 마음공부'는 문고판이지만 선방에서 직접 수좌들과 함께 실참실수하며 선 지도에 앞장서고 있는 스님의 올곧은 수행정신과 은사인 일타 큰스님과의 일화, 마음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어 참 수행을 원하는 불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이다. 초발심때 '불교를 믿고 신행함으로써 내가 행복해짐을 믿으라' 하셨던 무진장스님의 법문은 내가 불교를 본격적으로 신행하게 한 계기가 되었으니 무진장스님께 감사드린다. 참선교육을 통해 본격적인 참선 수행의 길로 이끌어 주신 현담스님께도 감사드린다. 본인의 신행생활에서 사경이나 참선수행하는 진정한 불제자가 되리라 발원한 것은 '모든 중생의 행복과 이익'을 위하여 이 사바에 나투신 부처님께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연애 6년, 결혼 5년 동안 늘 나와 함께 하며 조계사청년회 연수원장을 맡게 되어 다소 가정생활에 소홀할 수 있음에도 자신도 주말에 불교대학에 다니니 피장파장이라며 격려해주는 도반이자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부처님법 만난 것도 행운이지만, 온 가족이 함께 수행정진하고 세세생생 불법구족을 발원하며 진리의 길로 간다는 것은 정말로 나에겐 큰 행운이다.


김철우 | in-gan@buddhapia.com |
2004-10-21 오후 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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