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의 지혜에 비하면 보름밤에 한낱 반딧불에 불과하지만 불도를 이루겠다는 발원만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 전강의식을 계기로 불도를 구하고 진실한 지혜를 얻기 위해 한 치의 주저함도 게으름도 용납하지 않고 한발 한발 쉼없이 정진하겠습니다."
20일 범어사 보제루. 무비스님 전등강맥 전수법회에서 무애, 정각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이 같이 다짐했다. 발디딜 틈조차 없이 보제루를 가득채운 5백여명의 사부대중들도 두손을 합장한채 두 스님의 전강을 축하하며 마음을 모았다.
범어사에서 처음 열린 전강법회에는 범어사 주지 대성스님, 쌍계사 강주 통광스님, 전 해인사 강주 지오스님, 전 해인사 강주 수진스님 등 전국의 유명 강주, 강사를 비롯한 학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강법회를 지켜보기 위해 참석한 불자들도 많았다.
이날 전강법회는 전강제자 약력소개, 고불문, 증명법어, 전강법사 전법게 및 훈화, 전강설법, 입지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무비스님은 전강제자들에게 전법게를 내리고 훈화를 통해 "부처님의 은혜를 입었다면 법을 전해서 중생들의 미혹을 깨우쳐주지 않는다면 그 은혜를 갚을 길은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을 가르키고 전하는 일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전강법회에서는 전강제자의 전강설법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는 여타 전강법회에서는 보기드문 일로 전강제자가 전강을 받은 날 곧바로 대중들을 위해 전강설법을 하는 것.
전강설법에 나선 무애스님은 "내용과 형식, 체와 용이 둘이 아니라 일치하는 시대인만큼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적 그릇에 담아 널리 전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며 "무비스님의 평생 수행과 학문에서 힘닿는데까지 퍼올려 목마른 이들의 갈증 풀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