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8월 26일 합의한 ‘고속철 천성산 구간에 대한 전문가 공동검토 실시’ 약속을 일방 파기했다. 이에 대한 도롱뇽 소송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공단의 들러리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10월 19일 브리핑을 통해 “지질ㆍ지하수 전문가 2인과 습지전문가 1인을 위촉, 철도시설공단이 제출한 ‘천성산 지역 자연 변화 정밀 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터널공사가 습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론은 환경부가 9월 10~14일 철도시설공단이 대한지질공학회에 연구를 의뢰해 2002년 발표한 보고서에 대한 문헌검토와 2박 3일간의 현장조사를 실시한 끝에 얻어진 것이다. 환경부는 이 내용을 10월 15일 부산고법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의 이같은 행동은 지율 스님의 청와대 단식정진이 58일째 이른 8월 26일, 고속철 천성산 구간에 대해 환경단체ㆍ 환경부ㆍ철도시설공단 3자가 함께 전문가 검토를 실시하자는 합의를 깨뜨린 것이어서,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와 불교단체들은 즉각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도롱뇽소송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0월 19일 “천성산 관통터널 공사에 대해 환경부가 독자검토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부산고법에 제출한 데 대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입장을 밝혔다.
시민행동은 이어 “8월 26일 약속된 것은 분명 공동검토였으며, 어느 누구도 2박3일짜리 독자검토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이는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법원마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안하무인식 행보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시민행동은 또 “철도시설공단의 보고서는 말 그대로 공단 측의 주장일 뿐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문헌이다”며 “문헌 검토를 하려면 법적 근거를 가진 94년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가 제출한 결과에 대해 부산고등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시민행동은 10월 20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를 항의하는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