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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통과의례 이야기
<한국인의 통과의례 이야기>(이희재 지음, 동양의문화와문화재, 8천8백원)

유교를 국교(國敎)로 삼았던 조선 시대, 그 중에서도 중종 대는 유교적 의례가 점차 뿌리내려 일반인들의 관혼상제로 토착화되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왕실이나 사대부가에서는 여전히 불교의례가 성행했음을 알려주는 책이 출간됐다.
광주대 이희재 교수가 펴낸 <한국인의 통과의례 이야기>에서는 중종 대 왕실이 행한 기신재(忌晨齋)를 통해 상례(喪禮)와 제례(祭禮)에 있어 불교가 그 역할을 수행했음을 밝히고 있다. 기신재란 죽은 자의 기일(忌日) 새벽에 재를 올리는 것으로, 왕실에서는 선조의 신령으로 하여금 목욕하고 부처님 전에 예를 올리도록 한 불교식 제사를 말한다. 이 교수는 <중종실록>의 기록을 토대로 중종이 연산군 때 없어진 기신재를 복원하고, 국가와 백성을 위해 기원하는 의례로 모셨음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조선 시대에 왕실에서 불교 의례가 행해진 것은 유교가 종교의례로서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또한 이는 불교가 가진 종교성의 생명력을 반증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초례와 관례와 혼례, 상례 등의 통과의례가 갖는 의미도 설명하고 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
2004-10-18 오후 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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