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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씩 동문회에 가보면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는 친구가 있다. 학창시절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조용히 있던 친구가, 혹은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지도 별다른 재주가 있지도 않던 친구가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나 주위의 시선을 끈다. 지금은 대성한 영화배우 설경구도 평소 내성적인 성격탓에 대학시절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크게 될 놈은 어릴때부터 싹수가 보인다.’는 말은 현실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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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공 법칙에는 오해가 많다. 변호사이자 성공학 이론가인 토머스 슈웨이크는 자신의 저서인 <평범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에 상식을 뒤집는 27가지 성공비결을 담았다.
설문과 통계자료를 통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 짐 파커, 빌 클린턴 前 미국 대통령, 그래미 상 수상 가수 쉐릴 크로 등 세계 정상에 오른 100인의 경력과 이미지 ? 조직 관리 비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그래서 막연한 성공 욕구만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에 소개된 구체적인 성공 원칙과 노하우, 관리 비결 등 실현 가능한 대책들은 독자들에게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성공의 가장 큰 오해는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성공한 사람 100명 중 처음부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사람은 5%에 불과하다고 한다. 목표에 집착하는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성공이 저절로 찾아온 경우가 많았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성공한다는 것도 오해다. 대부분 특출난 리더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진정한 리더가 되기 힘들다. 즉 스페셜 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 승부하라는 것이다.
인맥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 의사결정권자들은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오면 냉정해진다. 자신과 가깝지만 능력이 없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별 관계는 없지만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카리스마 역시 성공비결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 중에는 카리스마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때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학력을 성공의 필수요소로 꼽는 사람 역시 25%에 불과 했다. 그 대신 ‘융통성’과 ‘외모’를 성공의 필수요소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응답자의 각각 96%와 100%가 융통성과 외모를 성공의 필수요소라고 응답했다.
성공을 위해서는 운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인 드럼연주자인 지나 쇼크는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지랄(?) 맞게 운이 좋았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의 운이란 기회를 말하는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를 알아보지 못하고 97% 정도의 사람이 그냥 지나친다고 그들은 말했다.
저자는 또 성공에 마이너스가 될 요소를 플러스 요소로 만드는 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미지 관리 비결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예로 분노는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자신과 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대다수 사람이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도 성공한 사람은 오히려 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10분 정도 화를 낸다음 생산적인 해결책을 찾거나 차분한 목소리로 화가 난 이유를 이야기해서 상대를 설득 하는 등, 화를 내는 데도 전략적인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그들만의 노하우는 깊이 새길만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조직 관리 비결 중 가장 인상적이며,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으로 저자는 회의 운영에 대한 비법을 꼽는다. “회의는 평균 이상으로 하는데 매출은 평균 이하인 기업들이 너무 많다”는 CEO 톰 오닐의 말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회의를 적극적으로 통제하며 진행한다는데 85% 정도의 사람들이 동의했다. 또한 1시간 이상이 넘는 회의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회의때마다 지각을 철저히 금하게 하고 안건과 기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게 회의 시간과 횟수보다 더 중요하다고 성공한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이외에도 성공하기 위해 자기 PR은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기 PR을 정당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기업의 창업자나 설립자이며 자신보다 ‘우리’를 내세우는 게 더 적합한 홍보 방법임을 강조한다. 이렇듯 이 책은 오랫동안 진실로 믿어온 성공의 속설들을 보기 좋게 뒤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