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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 교육에는 동국대 산림자원학과 윤화영 오충현 교수를 비롯해 해인사 제정 스님 등 산림학교 수강생 15명가량이 동행했다. 동국대는 10월 9~10일, 16~17일, 30~31일 세 차례에 걸쳐 산주와 산림에 관심 있는 스님,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제1회 산림학교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녹색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열리는 이번 교육은 매주 토요일 이론 수업과 일요일 현장교육 형태로 진행된다.
교육 첫날인 9일에는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우리나라 임업의 미래, 사유림의 지원 정책, 산림지원사업 등에 대한 개괄적인 총론과 임업경영, 산림환경, 단기소득자원, 임산도득자원에 대한 실무위주의 이론교육을 실시했다.
사찰림으로 주5일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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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스님은 휴양림 산책로를 오르며 산림자원의 활용에 대한 불교계의 인식이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농업이나 임업에 의존하던 사찰 살림이 변화 하면서 최근에는 사찰림을 아예 방치하거나 헐값에 채취권을 민간 업자들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비록 산중 불교의 영향이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명산대찰(名山大刹)’이라 부를 만큼 우리나라 곳곳에 터를 잡은 사찰은 대부분 깊은 산속 숲을 배경으로 조성됐다. 사찰림은 이런 배경을 통해 우리나라 사유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국립공원의 대부분이 조계종 사찰의 소유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오래 전부터 확고한 소유권과 종교성으로 인해 비교적 사람의 간섭 없이 잘 관리되어온 것 역시 사찰림의 특징.
제정 스님은 이날 4개 실습과정(휴양림, 조경, 장뇌재배, 숯가공) 가운데 특히 휴양림 조성에 대한 교육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유명산을 찾았다. 스님은 5일제가 확산될 때를 대비해 온 ‘사찰의 숲’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참가자인 윤희구 씨는 양주에서 20여년 넘게 ‘단군농원’이라는 식물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산을 몇 십 정보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기회에 뭔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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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숲속의 집(펜션)’이라고 부르는 휴양시설운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몇몇 참가자들은 통나무집의 구조를 살펴보며 직원에게 시설 이용 방법 등을 묻기도 했다. 숲길 산책로를 내려온 이들은 곧게 뻗은 전나무 숲 속 벤치에 둘러앉아 현장소장을 맡고 있는 안구현(54) 팀장과 휴양림 운영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안 팀장은 “휴양림에 대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피상적인 인식과는 달리 실제 휴양림의 운영은 이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복잡한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와 산림의 보호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민간에서 휴양림을 운영하는 것은 대단한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초기 자금이 많이 들고 이익환수가 더딘 사업에 개인이 섣불리 뛰어 드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닌 듯 했다. 현재 전국 90여개 자연휴양림이 있다. 그 가운데 유명산 같은 국ㆍ공영이 휴양림이 50여 곳이며, 나머지 20여 곳 정도를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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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현 교수는“불교계의 경우 기존 사찰림 템플스테이 형태의 휴양림 사업을 계획한다면 그렇게 불가능한 사업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운영 관리 인력 가운데 일부는 자원봉사를 활용할 수도 있고 기존 사찰의 불교관련 의식과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포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현장 견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 제정 스님은 “부처님은 룸비니숲 무우수(無憂樹)나무아래에서 태어나 녹야원의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사라숲에서 열반 하셨죠, 불교의 숲은 생명의 공간이다. 경쟁에 지친 중생들이 숲을 통해 불교의 ‘불살생’ ‘방생’ ‘자비’ ‘금육’과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게 ‘생명의 숲’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제정 스님은 16일엔 장뇌삼 재배지 현장 실습도 참가 하겠다고 했다. (02)2260-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