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이 올해부터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시행하면서 행자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자교육 입교자가 크게 늘어나 ‘화색’이 만연하다.
10월 1일부터 27일까지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열리고 있는 태고종 합동득도수계산림에 총 281명의 행자가 입교해 태고종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2001년 117명, 2002년 164명, 2003년 173명으로 이어진 행자교육 입교생 증가추이를 이어갔다. 100명 미만 수준을 유지했던 1997년 이전에 비하면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동방불교대 재학생 54명이 이번 수계산림에 참가한 점은 눈에 띠는 특징 가운데 하나다. 동방불교대 또는 이에 준하는 과정을 거친 후 득도할 수 있도록 한 ‘선교육 후득도’ 제도가 올해부터 부분적으로 시행된 직후 나타난 현상이다. 이 제도는 2006년부터 완전 시행에 들어가 득도과정이 현재보다 상당히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번 수계산림은 참가자가 늘었다는 표면적인 변화 외에도 예년에 비해 습의·의식과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이 강화되는 등 교육내용이 대폭 강화됐다. 참가행자들은 4주 동안 승려소양교육을 비롯해 습의·의식, 종도로서의 소양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받게 된다. 사미(니)계는 교육을 수료한 뒤 득도고시를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다.
2001년부터 매년 행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태고종은 종단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진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녹색장묘문화 운동과 구족계 수계산림 정착, 에이엠에스 인수, 위성채널 사업자 승인 등을 통해 ‘전통종단 태고종’의 이미지가 굳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계종이 행자교육 강화, 자격제한 등 득도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면서 나타난 반사이익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행자교육 참가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40대 이상의 연령층인 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태고종 교무부장 법현 스님은 “예비출가자들이 전통종단의 위상에 걸맞는 교화와 수행을 할 수 있는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올바른 과정을 통한 배출과 지속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며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정착시켜 사회를 선도하고 종단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