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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형 도심사찰의 성공 비결 - 구룡사 편
대형 도심사찰의 성공 비결
(2탄. 대형 도심사찰의 성공 비결 - 구룡사 편)

■ 통도사 서울 포교당 구룡사

어린이시설 8곳 운영, 불자양성을 위한 집중투자
극단 ‘신시’와 월간지 ‘월간붓다’ 등 다양한 포교
부처님 마을, NGO단체 ‘붓다월드’ 등 돋보이는 자비행

통도사 서울 포교당 구룡사(주지 정우)는 여러 면에서 도심 포교단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한 사찰이다.
도심 속 불심을 일으키기 위해 도심 포교당 최초로 만불을 모셨으며, 신도들의 신심고취와 신행열풍 진작을 위해 백고좌법회를 처음 열었다. 또한 사찰로는 유일하게 극단 ‘신시’를 창단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충족을 위해 사찰 내에 소극장 ‘신시씨어터’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문화포교의 지평을 열고 있는 곳이 바로 구룡사다.
이밖에도 구룡사는 어린이 포교를 위해 8곳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하고, 해외와 군법당 등 포교 사각지대의 포교활동을 위해 월간지 <월간붓다>와 도서출판 ‘일주문’을 발간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주5일제 시행을 대비해 재가자들의 수행 및 휴식을 위한 ‘시민선방’과 ‘부처님 마을’을 건립하고, NGO단체 ‘붓다월드’를 출범시켜 네팔과 티베트 등 해외 빈민지역의 구호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구룡사는 도심 속에 불(佛)씨를 퍼뜨리고자 1985년 종로구 가회동에 처음 대중포교의 장을 열었다. 도심 포교당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당시, 보다 폭넓은 포교활동을 위해 양재동으로 이전해 천막법당과 가건물법당을 거쳐 일산 여래사 등 통도사 분원 7곳의 모태가 된 지금의 구룡사를 일궈냈다. 현재는 서울의 행정중심지 서초구에 건평 2,200평 지상·지하 9층 규모의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10만여명의 신도가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http://www.guryongsa.com (02)575-7766

◇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교육 강조
“씨 뿌리는 노력이 없이 열매의 달콤함을 기대하지 말라.”
와글와글. 왁자지껄. 구룡사는 늘 천진동자들의 재잘거림으로 활기가 넘친다.
구룡사는 ‘지혜로운 어린이, 베푸는 어린이, 건강한 어린이’라는 교육이념으로 구룡유치원과 선재어린이집 등 8곳의 어린이시설을 운영하며, 매년 수천명의 어린이 불자를 양성하고 있다. 단위사찰로는 가장 많은 수의 어린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구룡사가 이처럼 어린이 포교에 매진하는 이유는 ‘새싹 없는 미래는 없다’는 주지 정우 스님의 신념 때문이다. 스님은 ‘세살버릇 여든간다’는 속담처럼 어려서 가진 종교정서와 이미지가 평생 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찰 1층을 유치원과 문화회관으로 꾸미고, 분당 연화사, 중동 서래사 등 구룡사 분원들은 필수적으로 어린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맞벌이가정의 증가로 안심하고 맡길만한 ‘24시간 유아보육시설’을 별도로 운영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아이는 물론 그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 구성원 모두를 사찰로 이끌고 있다.
구룡사의 교육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천막법당 시절부터 쉬지 않고 학생법회, 청년법회, 가족법회 등을 열며 신도들이 생활불교를 유도하고, 매주 화요일불교대학 불교교리 강의와 수요일 경전공부를 통해 보다 심화된 불교학습을 돕는다. 또한 신도들을 법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반야심경이나 축원문을 한글로 낭독하고, 법회실황을 유선텔레비전을 통해 식당이나 사찰마당 등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직장인들과 청·장년층을 위한 청년법회,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심전(心田)을 일굴 수 있는 가족법회 등은 매주 수천 가구의 신도들을 구룡사 법당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 연극, 노래방 법회 등 현대화된 불교의식
“신심은 강요가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가까이 접하는 가운데서 생긴다.”
구룡사를 찾는 이들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지하 연습장에서 들려오는 ‘할렐루야~!’라는 외침소리부터 ‘쿵짝쿵짝’ 신명나게 울려 퍼지는 트로트 메들리까지. 조용하기 그지없는 여느 사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구룡사는 300석 규모의 지하 소극장과 전문극단 ‘신시’를 후원하며 다양한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찰이 신행공간뿐만이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관람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도시 지역의 포교를 위해 일산 여래사 지하 1층에 220석 규모의 소극장 ‘신시씨어터’를 마련하고 ‘주민극장’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룡사 신도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사찰에서 치러지는 오디션을 통해 직접 연극에 참여하기도 하고, 스님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유수의 극단을 운영하는 사찰 신도라는 자긍심은 사찰 내부행사 등에서 극단 연출가 및 배우들과 함께 즐기며 흥을 낼 수 있는 자리로 이어지며, 보다 활발한 신행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1993년부터 매주 목요일 ‘노래방 법회’라는 새로운 형식의 법회를 진행, 즐겁고 신명나는 법회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으며, 전화상담기관인 ‘진리의 전화’와 ‘결혼상담실’ 운영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늘 함께하는 사찰로 지역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자율적인 신도체계, 적극적인 포교자세
“스스로 내는 마음만큼,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
구룡사에는 신도회가 없다. 편의상 상조회와 불교대학, 거사림회, 학생회, 청년회 등을 통틀어 신도회라 지칭하기도 하지만 ‘신도회’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재가자들의 모임은 없다. 하지만 자질구레한 사찰 일부터 봉축행사에 이르기까지 구룡사 신도들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 이 없다. 매일 백여명의 신도들이 자원봉사자를 자청하며 법당의 청소와 사찰안내, 식당의 잡일 등을 돕고, 사찰 큰 행사 때는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아도 수만명의 신도들이 사찰을 찾아 제 일을 찾아 나선다.
구룡사가 운영하는 전화상담기관 ‘진리의 전화’와 ‘결혼상담소’도 일정교육을 이수한 신도들의 자원봉사로 상시 운영되고, 월간지 ‘월간붓다’도 언론 쪽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는 신도들의 봉사활동으로 매호 발간되고 있다.
특히 1988년 창간된 월간지 ‘월간붓다’는 10월로 200호를 맞이하며, 해외 및 군법당 등 포교 소외지역에 전법을 전하는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모 군법당의 군인들은 ‘월간붓다’가 오는 날이면, 법당 빗질에 더 힘이 가해진다고 말한다. 큰스님들의 법문부터 인생선배들이 말하는 어떻게 연애하고 학업을 진행해야 유익한지까지 모든 게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이 아닌 신도들 스스로가 서로 협의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진행해 오고 있는 일들이다. 이는 비단 사찰의 일뿐만 아니라 재정관리에도 해당된다. 구룡사의 재정은 신도와 종무직원 등이 주축이 돼 몇 단계의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공간
“귀를 기울여 중생의 외침을 들어라. 그것이 나갈 길이다.”
구룡사는 요즘 사찰 내부공사에 한창이다. 재가불자들의 마음공부를 위해 5층 적멸전을 6층으로 이전하고, 200여명의 재가자들이 입방해 참선을 할 수 있는 재가선방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재가자 사이에서 부는 수행열풍을 반영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선방이 완성되면, 막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가정불화 등으로 마음 둘 곳이 없는 직장인 불자들을 위한 특별 수행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주5일제 대비는 물론 재가자들의 휴식 및 수행공간을 위해 내년 중으로 충북 제천지역에 대지 7만평 규모의 ‘부처님 마을’을 건립한다. ‘부처님 마을’은 작은 토담집들과 논밭 등으로 구성돼, 도시생활에서 지친 이들의 심신정화는 물론 자연과 친화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도들은 힘을 모아 ‘땅 한평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 같은 노력으로 현재 부지 3만평이 매입된 상태이다.
이밖에도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련 시·구청과 논의 중이며, 양로원 등의 사회복지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신도들의 사회봉사활동의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룡사는 그동안 사찰단위로 조금씩 이뤄졌던 네팔과 티베트 등 해외 빈민지역 구호활동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 NGO단체 ‘붓다월드’ 출범시키고 티베트 등의 불교국가는 물론, 북한동포들과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이라크 등에 대규모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그 동안 공식적인 단체 없이 사업을 진행하니, 관련 기관들과 연계활동을 벌이기도 어렵고, 사업규모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구룡사는 북인도 지역에 세계 불교도들의 만나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는 ‘만남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스기사>
◇ 주목받는 문화포교사 극단 ‘신시’
1987년에 창단된 극단 ‘신시’는 ‘시카고’ ‘렌트’ ‘맘마미아’ 등 굵직한 흥행작들을 내놓은 국내 유수의 뮤지컬 극단이다. 현재 구룡사의 후원에 따라 구룡사 지하 1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활발한 공연활동을 벌이고 있는 극단 ‘신시’는 예로부터 사찰에 상주하며 음악과 음악을 즐기던 건달바의 현대적 상징이다. 그러나 구룡사는 극단을 후원하는 데 있어 소재와 극의 형태 등 운영전반에 대해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불교소재와 관련 내용들만 고집하는 것은 ‘신도들을 위한 포교’일뿐 일반인들을 위한 포교전략이 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룡사의 노력으로 극단 ‘신시’는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맘마미아’ 등 최고의 뮤지컬 작품을 선보이며, 종교기관이 벌일 수 있는 최고의 문화포교 선례로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재 극단 ‘신시’는 구룡사를 비롯해, 일산 여래사 등에 전문공연장을 가지고 활동하며, 보다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찰로 이끌고 있다.

김은경 기자 | ilpck@buddhapia.com |
2004-10-13 오후 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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