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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도층 오피니어 그룹의 불자층도 두텁게 했다. 20년 넘게 불교대학에서 배출한 동문 중 전ㆍ현직 국회의원만 50여 명이 넘는다. 장ㆍ차관급 관계, 재계, 언론계 ,기업 임원, 교수 등 내로라는 인사들이 이 대학에서 동문수학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이곳 출신이다.
‘교육 없이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다’는 능인선원의 교육모토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불교에 갈증을 느꼈던 중산층 불자들의 신심에 불을 지피는 것은 물론, 최근 거사불교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직장ㆍ직능불자회의 핵심 동력으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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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능인선원의 이 같은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올해 창건 20주년을 맞는 능인선원을 10월 12일 찾았다.
‘신도 사관학교’ 능인선원, 20만 명 동문의 위력
“해외에 나가서 불자들을 만나면, 꼭 한 명은 능인선원 불교대학 출신이에요.”
능인선원 홍보출판원 이정희 부원장(57ㆍ수지심)은 이 말부터 했다. 그리고는 한 마디 덧붙인다고 말했다. “몇 기세요?”
능인선원이 대형 도심사찰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이 부원장은 20만 명이 넘는 능인선원 불교대학 동문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어디서든 나이와 상관없이 이 대학 졸업생들은 금세 선ㆍ후배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2기수씩 6천여 명의 졸업생들이 동문에 편입 되면서 그 끈끈한 조직력은 배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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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도권 지역의 웬만한 사찰 신도회 임원들도 여기서 불교를 배웠고, 잘 나가는 직장ㆍ직능불자회 임원들도 이 대학 문을 거쳤다. 이러다보니 불교계에서는 능인선원 불교대학을 ‘신도 사관학교’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능인선원의 오늘을 만든 가장 큰 힘은 불교대학. 교과과정부터가 체계적이다. 먼저 기초반에 들어오면, 4개월간 불교기초를 차근차근 배운다. 지각ㆍ결석ㆍ조퇴도 엄격하다. 1개월 이상 결석하면 아예 졸업장을 주지 않는다. 그 만큼 ‘능인선원맨’이 되기 어렵다. 기초반을 마치면, 경전연구반ㆍ법사반ㆍ법사대학원 등으로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총 4년 동안 기본교리는 물론 주요 경전, 불교사ㆍ불교사상ㆍ불교예술 등을 쉴 틈 없이 불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능인선원의 성공 열쇠는 중산층 포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선원장 지광 스님이 내건 ‘기복불교 극복, 산중불교 탈피’의 교육 슬로건은 당시 서울 강남지역 중산층 지식인 불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1986년 3월 기초반 1기가 시작된 이래 현재 37기가 공부하면서 ‘20만 신도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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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여 개의 가정법회 이끄는 ‘능인장ㆍ능인등’
불교대학이 능인선원 조직체계의 씨줄이라면, ‘능인장ㆍ능인등’은 날줄이다. 최소 조직단위 능인등은 10여 명으로 조직돼 있고, 1천여 곳의 가정법회 기초가 된다. 능인장은 능인등 10곳이 모여 각 구역법회를 관장한다. 여기에 현법사(50여명)와 정법사(60여명)란 지도위원단이 가정법회를 직ㆍ간접적으로 지도한다. 현법사는 신입법우, 불교대학 입학생 등의 신행활동을 이끌어 주고, 원로신도회격인 정법사는 서울 강남ㆍ강북, 수도권 등 전국 52곳의 광역법회를 책임ㆍ관장한다.
이처럼 조직화된 능인장, 능인등 제도는 능인선원의 성장 동력이 됐다. 올해 창건 20주년을 맞은 능인선원이 현재 본부와 종합사회복지관이 자리 잡은 포이동ㆍ서초동 법당과 삼성병원 법당, 자카르타 법당, 북한산 국녕사, 신림동 등룡사 등을 운영케 한 밑바탕이 됐다. 포이동 법당에 위치한 능인종합사회복지관은 어린이ㆍ청소년ㆍ노인ㆍ법률지원ㆍ결혼상담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인근 빈민지역인 구룡마을을 돕고 있다. 또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법당을 문을 연 삼성서울병원 법당은 환자들을 위한 법회, 호스피스 활동 등 병원포교의 새 장을 열었다.
특히 능인선원은 1998년부터 조선중기 사명대사가 국란에 대비해 창건했다는 북한산 국녕사의 복원 불사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1년에 관악구 고시촌에 등룡사를 개원해 예비 법조인 사법시험 고시생들에게 24시간 도량을 열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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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운영의 주체 ‘3백여 무보수 상근 봉사자’
능인선원 운영은 1원(출판홍보원) 14본부(관리본부, 기별, 가정법회총본부, 교육, 기도, 법회, 재무, 상조, 구매 등)로 구성된 본부장 회의로 이뤄진다. 선원장 지광 스님은 법문과 기도, 신행 상담 등 정신적인 지도 역할을 맡을 뿐이다. 재정, 신도관리, 종무행정 등 모든 영역은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본부장 회의에서 기획되고 결정된다. 논의 방식도 민주적이다. ‘만장일치제’를 원칙으로 한다. 본부별 상이한 의견을 다수결로 해결하지 않는다. 시간이 걸려도 ‘설득’과 ‘이해’를 통해 의결을 조율한다. 때문에 본부장들의 참여가 자발적이다. 또 사업을 직접 입안하고 집행하기에 신도들의 일처리가 주체적이다. 최소한 선원 일을 누가 시켜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선원 일이 빈틈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용협동조합, 생활협동조합, 상조회 등을 구성, 신도들간 상호부조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 같은 활동은 선원 재정의 투명성 선언으로 이어졌다. 올해 재단법인 능인선원, 사회복지법인 능인선원, 학교법인 능인선원 등 3곳을 외부 회계법인에 공개 감사를 받고, ‘돈’에서 확실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한국불교의 동량, 제대로 키워낸다
능인선원이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4년제 정규 ‘한국불교대학원대학’ 건립이다. 이미 2002년 4월에 학교법인 설립 인가를 끝냈고, 최근에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인근 10만여 평의 부지를 매입했다. 개설 학과 구상도 마무리했다. 불교전법학과, 국제포교학과, 불교예술학과, 불교문헌정보학과, 동양의학과 등 5개과에 신입생 1백여 명을 선발한다. 또 올해 내 대학 건립의 첫 삽을 떠 개교 년도를 2007년으로 앞당길 예정이다.
이처럼 능인선원이 교육 불사에 나선 이유는 ‘제대로 키운 불교지도자 한 명이 수백만 명을 불자로 만든다’는 지광 스님의 지론 때문이다. 또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올 초에 미국 뉴저지 포틀리 인근 10만여 부지를 사들었다. 한국불교의 브랜드를 높여야 현지인 포교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내년부터는 광역시와 도 단위에 지방 포교당도 늘릴 계획이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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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인선원장 지광 스님
“사람이 다 합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합니다.”
원장 지광 스님은 “한국불교의 발전 동력은 교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한국불교가 대중화ㆍ현대화ㆍ조직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나무가 넓은 그늘을 내줄 수 있다는 셈이다.
스님은 무엇보다도 해외 포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제는 한국불교도 우물 안 개구리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아가 다른 나라의 불교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신도교육에 열정을 쏟아 넣을 것도 4년제 정규 불교대학을 건립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스님은 또 도심사찰로서의 역할로 대사회적 활동을 제안했다. 자살방지, 자연훼손 방지 등의 사회적 이슈와 문제에 대해 불교계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회와 함께 호흡하지 못하면 종교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