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첫 시행된 조계종 3급 승가고시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실시된 3급 승가고시에서 1차, 2차에서만 무려 70여명의 스님이 탈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탈락한 스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후 그동안 3급 승가고시를 통과의례쯤으로 여기던 승랍 10년차 스님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10월 18~24일까지 김천 직지사에서 열리는 올해 ‘3급 승가고시산림’에 앞서 조계종 고시위원장 법산 스님을 만나 올해 승가고시의 경향과 유의점을 알아봤다.

지난 9월 제3기 조계종 고시위원장으로 선출된 동국대 교수 법산 스님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고시 산림도 중(정)덕 법계에 걸 맞는 실질적 고시산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승가고시의 출제 수준과 관련해서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하겠지만 사전에 예상 문제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한 스님들은 오히려 쉽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응시한 스님들의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특히 올해 승가고시가 예년과 달라진 것은 2차 갈마, 3차 고시산림의 평가를 모두 점수화 한다는 점이다. 법산 스님은 “2차 갈마고시의 면접과정에서 수행이력을 평가하는데, 이때 안거나 기도 이력이 많은 응시자는 가산점을 받게 되며, 3차 고시산림도 산림위원들이 엄격한 평가를 통해 교육 참여나 수행태도를 모두 점수화하기로 했다”고 밝혀 승가고시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1차 필기시험의 형식도 다소 변화됐다. 기존 100% 논술위주의 필기시험에서 매 과목마다 단답형 5문제와 논술 2문항 중 선택 1문제 형식으로 개선됐다. 공통과목인 <금강경>의 경우 단답형 5문제 50점, 논술 2문제 중 선택 1문제 50점이 만점이다. 이밖에 선택과목 <능엄경><원각경><법화경><화엄경><육조단경> 중 1과목, <범망경><사분율><대승기신론><중론><유식> 중 1과목, <종무행정><교육><포교><문화재><복지> 중 1과목 등도 마찬가지 형식이다.

법산 스님은 “3급 승가고시가 완전히 정착단계에 들어서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종단의 청정 수행가풍을 이어나갈 수행자의 위의를 고취시키고, 시대에 맞는 양질의 지도자 육성을 위한 실질적 탁마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급 승가고시에 합격하면 말사 주지 및 교구본사 3직을 맡을 수 있고, 사승(師僧)권한을 얻게 된다. (02)732-4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