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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수행자가 이 선필을 보면 금방이라도 큰스님들의 불호령이 떨어질 것만 같다.
통일신라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역대 고승의 작품 98점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예술의 전당, 국립청주박물관, 통도사성보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고승유묵(高僧遺墨)-경계를 넘는 바람’이라는 주제로 10월 8일부터 2005년 5월 22일까지 이 세 곳을 돌며 전시회를 연다.
이번 순회전은 국립청주박물관(10. 8~11. 30)을 시작으로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2005. 1. 11~2. 27)을 거쳐 통도사 성보박물관의 부처님 오신 날 기념전(2005. 3. 23~5. 22)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회는 1천5백여년에 이르는 한국서예의 역사를 선필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 선필은 한국서예사에서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서예의 주류를 형성했으며, 격조와 개성의 필체로 새로운 기조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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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의 글씨 ‘정선사가록(精選四家錄)’은 깨달음의 경지를 보여주고, 사명대사의 행간에는 엄정함이 서려있다. 특히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모든 서체를 두루 구사했던 혜장 스님. 그의 용호첩(龍虎帖), 약봉첩(躍鳳帖), 임지첩(臨池帖) 등 개인 소장품 8점이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다.
만해 스님이 자신이 쓴 시를 적어뒀던 ‘만해필첩(卍海筆帖)’의 글씨에서는 그의 생(生)에 대한 초월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 지리산 일대의 선승들과 교류했던 다산 정약용의 글씨도 나온다. 또 김생(711~?), 탄연(1070~1159)의 필적이 실린 석각 탁본 ‘해동명적(海東名跡) 3책’도 전시된다.(02)580-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