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은 살아있는 불교 노천 박물관이다. 남산에는 많은 불상과 탑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궁무진한 불교 예술의 소재를 간직하고 있는 남산은 불교 미술가와 사진작가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곳이다.
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옆 야외전시장에서 10월 9일부터 11월 13일까지 열리는 고영배 기자(현대불교신문사 사진부)의 ‘부처님의 숨결, 경주 남산 사진展’에 가면 경주 남산의 진수를 사진으로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칠불암 마애삼존불’을 비롯해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 ‘미륵골 마애여래좌상’, ‘용장사지 삼륜대 여래좌상’, ‘부처골 감실여래좌상’ 등 20여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신선암 마애보살 좌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험준한 산등성이에 큰 바위를 쪼아 대불(大佛)을 조성해 화엄세계(華嚴世界)를 구현하고자 했던 불심 깊은 석공의 체취가 그대로 전해짐을 느낄 수 있다. 안정적인 화면 구도와 세월의 무게를 감지할 수 있는 풍화된 흙까지도 자연스럽게 앵글로 담아낸 이번 작품들은 그가 10여 년 동안 전문 사진기자로서 차곡차곡 쌓아온 관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정물들이다.
고영배 기자는 “1996년 봄 취재를 위해 들렸던 경주 남산에서 처음 마주친 삼불사 삼존불상을 보면서 이곳이 바로 부처님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불국토란 걸 느꼈다”며 “그로부터 8년여 동안 여름휴가 때마다 찾아와 한분 한분의 부처님을 친견하며 3배를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고 작품 제작 과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