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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각국의 사유상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비교해 가며 자신의 이론을 발표했다. 강 교수가 이번 학설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양식상의 차이다. 제78호 사유상의 경우 보관(寶冠)의 이형(異形) 장식에 주목했다.
강 교수는 이 장식이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영기(靈氣)’의 표현이라고 주장, 다른 나라보다 이른 시기인 6세기 후반의 고구려 불상일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또 제83호 사유상의 보관은 연잎 형상으로 북제 형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장식성보다는 신체표현에 주력하는 인도 굽타 양식의 영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제78호와 다른 차원의 작품이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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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그간의 연구는 부분적인 장식의 형태를 분류하여 제작국을 추정해온 것으로, 이 같은 연구태도는 ‘전체’를 중시해야 하는 미술사학의 방법론을 크게 벗어났다”고 비판하며 “기록이 없는 한 제작국 확정은 어려울지 몰라도 전체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양식을 파악해 추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해 이번 발표가 20여 년간의 세계 금동사유상 연구의 결과임을 밝혔다.
이날 강연은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