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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차 문화공간 찾아가 볼까?
차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서울 인사동에는 30여 곳에 달하는 전통찻집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찻집에서는 말 그대로 ‘차 한 잔’ 마시는 것 외에 문화공연을 보거나 차 관련 정보를 얻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최근 문을 연 ‘전통선차연구소’와 차 문화 ‘흙이랑-효월과 문화유산이 만난사람’은 단순한 ‘찻집’이 아닌, 인사동을 찾는 내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차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전통선차연구소
“선차 문화 알리는 공간”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불가(佛家)에서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일본이나 중국의 차문화에 묻혀 정작 우리의 ‘선차(禪茶)’ 문화는 도외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차 문화의 원류를 밝혀내고 그 맥을 이어가기 위해 연구소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동방차문화연구소 박희준 소장은 최근 인사동에 국내 최초의 차 전문 서점 ‘다유락’과 한국전통선차연구소를 개원하고 ‘선차 문화 알림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인사동에 마련된 연구소도 그 이름이 주는 딱딱함 대신 아기자기하고 푸근하기 그지없다. 1층에서는 다양한 차와 향을 만날 수 있고, 2~3층에서는 박 소장이 직접 우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선차란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스님들 사이에 이어져 온 자연스러운 차 생활 전통을 말하는 것입니다. 바로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음자리를 다잡는 것이죠. 제가 하게 될 연구도 오늘날 불가의 생활규범 속에서 차의 정신을 찾는 것입니다.”

그동안 자신이 복원해 낸 발우를 이용한 차 음용법인 ‘운수선차(雲水禪茶)’와 ‘일완다례(一碗茶禮)’를 중국에서 발표한 것도 우리 선차 문화 세계화를 위한 행보의 시작인 셈이다.

지난 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차 관련 서적을 수집하며 우리 차문화의 ‘뿌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는 박 소장. 그는 “‘우리 차를 마시자’며 시작된 70~80년대 차 문화 운동의 초발심으로 돌아 가야한다”며 “생활 속에 차가 깊이 자리 잡는 것이 차의 정신과 본질에 좀 더 가까이 가게 되는 길이다”고 강조한다. (02)723-8155

▷흙이랑-효월과 문화유산이 만난 사람들
“차와 전통문화 매개 역할 할 터”

지난 9월 1일 문을 연 ‘흙이랑-효월과 문화유산이 만난 사람들(이하 흙이랑)’은 효월수제차(대표 이기영)와 (주)씨피엔문화재방송(대표이사 구지영)이 마련한 차 문화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에 이곳은 여느 전통찻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다탁(茶卓)과 소박한 다기, 하회탈과 장구 같은 전통적인 소품, 외국인을 위한 테이블 등으로 꾸며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흙이랑’ 만의 특징을 금세 발견할 수 있다. 다례시연이나 차 문화공연을 할 수 있게 마련된 무대와 컴퓨터, 빔프로젝트 같은 시설이 그것이다. ‘흙이랑’은 앞으로 이러한 시설을 이용해 매주 한 번 씩 문화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흙이랑’의 자체 공연 외에, 차 관련 단체들도 이러한 시설을 이용해 공연이나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차를 마시며 차분한 마음으로 책을 읽거나 문화에 대한 정보도 나누며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는 구지영 대표는 “인사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 그 중에서도 차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한다. 효월수제차의 녹차와 백련차, 매화차를 비롯해 ‘흙이랑’이 직접 만든 수정과와 구절초, 송화밀수 등을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앞으로 ‘흙이랑’은 차와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의 사랑방이 될 것입니다. 차 한 잔에 문화공연도 즐기고 싶다면 언제든 찾아주세요.” (02)736-6076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9-16 오후 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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