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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도롱뇽 소송 3차 심리 열려
20일 현장 검증실시하기로
“천성산 공사가 잘못되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는 것입니까?”
“결국 국민에게로 돌아가겠지요.”

9월 13일 속개된 경부고속철 천성산 관통반대를 위한 ‘도롱뇽 소송’ 항고심 3차 심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황억준 경부고속철도공단 울산사무소 소장은 원고측과 피고측의 심문 후 이어진 재판장의 보충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재판장이 술렁거렸다. 경부고속철도 공단의 책임 있는 관리자에 해당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 같은 대답은 자리가 없어 선채로 재판을 지켜보던 방청객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이어 재판장은 “공단측은 공사 지연으로 연간 2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초대된다고 주장하는데 그 손해는 환경단체 탓인가? 공단 탓인가?”고 물은 뒤 “애초에 좀 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환경단체에서 걱정하는 여러 사안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이 가능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설득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성해야 될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장은 참고인이 추가 답변을 하려고 하자 “황억준 참고인은 공단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된바 있는 지율 스님과 환경부간의 합의내용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답변을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대답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느낀다며 답변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부산고법 민사1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이날 심리에서 황억준 참고인을 상대로 지하수, 단층대, 시추조사, 환경영향평가상의 하자 등에 대한 양측의 집중 공방 이후 이어진 재판장의 조정절차가 더욱 관심을 모았다.

김종대 재판장은 “그동안 재판부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한 조정의 장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수시로 당사자들과 만나 의견을 조율했고, 국민여론도 수렴했다. 그러나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입장 때문에 이제 재판부는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힌 뒤 두 가지 조정안을 내놓았다.

재판장이 내놓은 첫 번째 안은 지율 스님이 단식을 푸는 시점에 환경부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환경부, 환경단체, 고속철공단 등 문제 당사자들이 직접 전문가들을 구성하고 천성산 구간에 대한 조사를 실시,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법원 결정을 유보하고 그 결정에 따르는 것.

두 번째 안은 재판부가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의 중심에 서고 원고측과 피고측이 제안한 전문가를 대동하고 현장검증을 실시, 전문가들의 감정서를 받아 법원이 최종 결론을 내는 것.

이에 대해 양측은 일단 2안을 수용, 9월 20일 오전 10시 개곡리 13-4공구 공사 현장을 출발, 천성산 구간을 돌아보는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현장 검증을 통해 지질, 지하수, 생태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감정서를 제출하면 그것을 토대로 법원이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는 당초 3명의 참고인 진술과 지율 스님에 대한 반대 심문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양측의 기본 입장 확인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라는 양측의 합의에 따라 20일 열리는 현장검증에서 전문가 진술로 대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민들 모두에게 득이 되는 최선의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만약 한쪽이 어떤 이유로든 20일 현장 검증을 실시할 수 없도록 하는 등 협조하지 않는다면 재판을 여기서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재판부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심리 후 지율 스님은 “이제 이기느냐 지느냐는 결론을 떠나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또 과정 속에서 어떤 것들을 잘 챙겨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단식을 풀며 합의서에 사인을 할 때 이미 수술하다 죽어도 좋다는 동의서에 사인하고 사랑하는 자식을 수술대위에 올려놓은 것과 같다”며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스님은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과정 속에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재판부를 믿고 마음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당분간 천성산를 돌아보고 부산에 머물게 되며 20일 현장 검증에 참여하게 된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4-09-13 오후 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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