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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장은 이날 국보법 폐지 문제 등과 관련한 우리당의 당론을 설명하고 이해와 지지를 부탁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장 스님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부정하는 것이라면 좋지 못한 것”이라며 최근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 의장은 "세계인권단체와 유엔, 심지어 미 국무부까지 국보법 폐지를 권고하고 있으며 국보법을 폐지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대체입법 또는 형법을 대폭 강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장 스님은 "국민이 가장 편리하고 안정하게 법을 만들고 개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모든 대중이 부정하고 있으면 좋은 것이 못된다. 홍보도 없이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불안해 할 수 있고 응집력이 없어진다"며 충분한 여론수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장 스님은 이어 "법은 어떻게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과도가 있는데 과일을 깎는데 쓰면 과도고 식당에서 쓰면 식도고 살인을 하면 식칼이 된다. (국보법이) 인권유린하고 탄압하는 쓰였다고 해도 지금 그렇게 안 쓰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불교에는 대처법이라는 게 있는데 도구는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친일진상규명법과 관련해 “(법개정을 한다고 해서)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 의장의 발언을 듣고 "신기남 前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 했다. 아버지가 뭘 했다고 해서 자식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이건 현실적으로 피해가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신 의장은 스스로 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그런 자세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친일진상규명법과 언론개혁은 개인을 흠집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도덕성을 높이고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장 스님은 다시 "도덕성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도덕을 가르치지 않는데 어떻게 도덕을 찾느냐. 역사왜곡을 하는데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데 어떻게 바로잡느냐"고 계속 반박했다.
이 의장은 30여분간의 대화를 마치면서 "속도조절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조계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