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건강함과 건전성을 무엇으로 측정 할 수 있을까. 자비와 사랑, 이웃에 대한 선의의 관심, 아낌없이 주는 보시의 실천 함량이 그 척도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계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올해 처음 시작한 골수기증 등록 캠페인의 높은 성과는 아직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낙관하게 해 주는 하나의 예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올 초 동국대 경주 캠퍼스에서 교수 학생 등 5백여 명이 골수기증을 등록받았고, 서울 종로 거리 캠페인에서는 3백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해 1천8백여 명을 넘겼다. 이에 연말 목표치를 2천5백 명으로 올리는 등 기증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치의 병으로 알려진 백혈병에 타인의 골수기증은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그러나 유전자일치 율이 낮아 현재 환자 80%이상의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20만 명의 기증 등록자가 있어야 한다.
지금 전국적으로 기증을 위해 등록한 사람은 5천3백여 명. 치료율을 높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다른 장기와 달리 건강한 사람이라면 부작용 없이 몇 번이라도 골수를 기증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 일치 문제 때문에 등록자 수가 치료율에 비례하게 된다. 홍보의 폭을 넓힌다면 보다 등록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캠페인 횟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해 보인다.
골수기증 뿐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거둔 ‘나눔’의 성과 또한 적지 않다.
이밖에 불교계에서 ‘나눔’의 캠페인은 요즘 들어 확산되는 느낌이다. 본지가 연중 캠페인으로 실시하고 있는 ‘나눔에 손잡기’에 대한 호응도가 그렇고 부천 석왕사, 서울 봉은사 등이 이웃 사랑 실천 단체인 ‘아름다운 가게’ 와 손잡고 펼치는 ‘나눔’의 활동도 돋보인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상대방에 상처 주는 구호들이 난무하는 오늘의 ‘병든 사회’, 지금 우리들에게 과연 ‘희망은 있는가?’라는 물음에 바로 이러한 나눔과 자비 보시의 실천이 희망이며 불교는 그런 캠페인의 중심에 서 있음을 자각하고 앞으로 그 성과를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김징자(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