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마다 백중이면 직접 한지로 만든 30여점의 손거울을 신도들에게 보시하는 지수 스님(서울 청량사)의 웃음 띤 첫마디.
스님은 어렸을 적부터 손재주가 좋아 서랍장, 옷걸이, 밥상보 등 왠만한 살림살이는 손수 만들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 청량사 법당에는 지수 스님이 부처님께 공양한 작품들로 가득 차있다.
“은사이신 승암 스님께서는 직접 써주신 <지장경> 중에 <츰부다라니경>을 제2의 가르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인연으로 <지장경>에 대한 저의 관심과 애정은 남다르죠.”
한지공예를 배우기 시작한지 5년째인 스님. 이번에 연 그의 첫 전시회 작품 또한 지장경의 츰부다라니의 법구를 새겨 넣은 가리개 1점과 삼층장 1점.
하지만 스님이 출작한 작품엔 제목이 없다. ‘삼라만상이 부처이기에 작품에 새겨진 츰부다라니의 경구를 해석하고 받아 들이는 것 또한 감상자의 몫’이라고 그 이유를 말한다.
또 “낮에는 부처님 말씀 전하는데 정성을 다하고, 밤에는 작품 만드는데 시간을 기울이다 보면 피곤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수행의 방편이자 인욕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이 길을 걷고 있는 이유를 밝힌다.
한편 스님은 현재 의석공예방(대표 유희자)회원 15명과 함께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별관1,2층에서 8~14일까지 ‘오색(五色)의 한지(韓紙)로 전하는 가을향기(香氣)’라는 제목으로 한지공예작품전을 열고 있다.(02)733-9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