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 선우논강에서 밝힌 혜능 스님의 멸빈자 재심의 필요성 주장과 관련해 영산율원장 철우 스님은 “멸빈은 원칙적으로 ‘바라이죄(波羅夷罪)’를 범한 비구(니)에게 정당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해인율원장 혜능 스님의 “비구에게는 멸빈의 징계를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철우 스님의 이러한 주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멸빈 구제 대상자가 바라이죄 때문이 아닌 종단 내부의 분란에 의한 멸빈이기 때문에 율장을 적용해석하면 충분히 구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철우 스님은 “율장대로만 해석한다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멸빈자들 가운데 구제대상이 없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현재의 종헌종법이 사회법을 모방하면서 부처님의 근본설을 잘못 반영하고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 종헌종법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종단사태 관련 멸빈자를 구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혜능 스님은 ‘수행과 계율’을 주제로 9월 3일 남원 실상사에서 열린 제10회 선우논강에서 율장에 근거한 종단의 멸빈자 문제 재검토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을 빚었었다.

한편, 송광율원장 지현 스님은 멸빈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바라이죄’는 소승삼장에 속하는 <마하승기율>나오는 것으로 살인 죄, 도둑질하는 죄, 음행을 저지르는 죄, 거짓말 하는 죄, 즉 살도음망(殺盜淫妄)죄로 계율에서 가장 엄격하게 금하는 중죄다. 이를 범할 경우 승려자격을 잃고 승단에서 쫓겨나야 한다고 정해져있다. 비구니에게는 이 네 가지 외에 또 네 가지의 바라이죄가 있어 모두 팔 바라이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