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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일간 단식 끝낸 지율 스님 10문 10답
사진=박재완 기자
58일간의 단식 정진을 마치고 서울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에 입원중인 지율 스님의 모습은 예상보다 건강해보였다. 입원 당일인 8월 25일에는 혈당치가 40까지 떨어졌지만 하루만에 90가까이 올라가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27일 병원에서 스님을 만났다.

△지금 심정은?
→천성산의 아픔이 나를 부른 것처럼 천성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명된 것 같다. 아직 명확한 답은 없지만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합의내용에 만족하나?
→옳은 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천성산 공사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가 국회에도 상정됐고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개정 의사를 밝혔다. 합의 결과가 크게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제 우리들의 몫이 많이 남은 셈이다.

△단식 정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50일이 넘어서도 청와대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을 때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정부가 민의에 귀 기울일 의지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또 우리들은 이전에 실시된 환영영향평가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환경부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의 차를 줄이는 부분이 어려웠다.

사진=박재완 기자
△단식 정진 중 환경운동연합과 조계종 총무원에 서운함을 비치기도 했는데?
→천성산 문제로 환경운동연합과 조계종 총무원은 자정의 계기가 됐으리라고 본다.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또 다른 눈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항소심에 대한 전망은?
→나는 모른다는 것으로 마음의 깃대를 세운다. 희망이 무기다. 문제는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할 경우 지질 분야 등에 우리가 필요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전문가를 섭외할 계획도 있다.

△불교계 내부 환경파괴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환경파괴의 주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특히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동참하지 못한 일종의 죄의식이 있다. 물론 불교계에서 환경파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대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통해 새로운 문제에 접근하는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단식하면서 단 한번도 ‘사찰환경피해’와 ‘수행환경피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정진 방법이 극단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는데?
내가 원래 화도 잘내고 울기도 잘 운다. ‘원칙주의자다’ ‘수행자가 중도를 걷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내 감정에 솔직해서 그렇다. 그리고 그 솔직함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운동하면서 선악의 관점에서 운동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을 많이 했다. 즉 도덕적 결함을 가질 수밖에 없는 행정적 부분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상생과 화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때문에 단식하면서 ‘노무현 정권을 규탄한다’는 얘기는 안했다. 도와달라고 했을 뿐이다.

△뭐가 제일 먹고 싶었나?
단식을 하던 청와대 앞 주택가 골목을 걸으면 아침마다 콩나물국 냄새가 진동했다. 내가 다시 콩나물국을 먹을 수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단식이 끝나면 반드시 콩나물국을 먹으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입원 후 제일 처음 먹은 음식도 콩나물국이다. 다만 파병반대 때문에 아직도 청와대 앞에서 단식하고 있는 수사님께 미안할 따름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단식할 때 나에게 3일만 주어진다면 하루는 도롱뇽 소송 100만인 서명운동을 하고, 다른 하루는 인드라망의 그물로 생명연대를 만들며, 나머지 하루는 생태학습 등을 통해 천성산 생명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단식을 중단했으니 한달은 도롱뇽 소송 100만인 서명운동에 뛰어들고, 다른 한달은 생명연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며, 나머지 한달은 생태학습 등을 통해 천성산 생명을 알리는데 노력하고 싶다. 특히 새만금이나 원흥이 문제 등 생명에 대한 아픔을 공감하는 사람들과 연대해 영상과 인터넷을 통한 ‘생명공명’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소송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천성산 문제로 인해 우리 문화가 바뀔 수 있는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 도롱뇽 한 마리가 청와대에 들어가 온 강산에 봄을 불러올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천성산 뿐 아니라 전 국토 아픔의 공간에서 많은 불자들과 만나고 싶다.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4-08-27 오후 1:59:00
 
한마디
침묵하라. 그대가 너무도 침묵하게 되면 이제 거기에 분노도, 매력도, 혐오도 없게 될 것이다. 그것은 타인 지향적이지 않다. 상대방이 사라질 것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과 홀로 있을 것이다. 홀로 있 있음에 그 느낌 속에서 자연의 사랑은 마치 하나의 향기처럼 찾아 올 것이다. 상대방으로 부터 무엇인가를 구하는 것은 수행자로서 추한 일이다. 상대에게 의존하고 상대로부터 무엇가를 구하는 것은 항상 속박 괴로움 갈등을 만들어 낸다. 수행자는 자기 자신으로 충분해야만 한다. 깨달음이란 자기 자신으로 충분할 수 있는 존재의 상태를 말한다. 타인에게 무엇을 구하지 말라.
(2004-08-30 오후 2:49:16)
19
참된 사문이라면 세상일에 옳고 그름을 분별하려 하지 말라.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이 참된 사문의 길이다.
(2004-08-30 오전 12:08:38)
19
지율스님은 진짜 도룡용같아요 얼굴생김새가 좀닮았어요같은류의 업에환생일까요? 천성산도룡룡의 눈생김새하고 닮은눈을 가진것 같아요 그래서 목숨을 내놓고 58일이나 ! 사실 형상만다르지 내면업계를 보면 다를 바 없겠지만 보통사람들도 성을크게낼때를 보면 뱀눈으로변하듯이 이것이 불교적 이해가아닐까요 나를 포함해서요 나는어떤류의 화신일까? 돌아보곤한답니다 이업계란 삼계중에 한 부분에 걸쳐있을 텐데 딱 정해놓고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금강경에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사상을 보면 도룡계라고해서 무시할 것은 아니지요 아마도 지율스님은 상이다른 도룡용인가봐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아상 인상이 무너진다면 어떤 류에 속할지 아무도 모르죠 어쨌든 천성산 도룡용은 지율스님때문에 살맛이 나겠네요 나중에는 스님으로서 공부를 많이 하시어 지혜자비를 갖추어 인상을 둘러쓰고 나온 사람을 위해서 인상을 벗어버리는 일에 앞장서 단식한 번 더 하시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부를 많이 하셔야 겠지요 빨리 회복되셔서 그렇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젠 도룡용만 걱정하지 마시고 사람으로 태어나서도 사람꼴 노릇을 못하고 사는 인도하는 큰 사문이 되소서 그러면 부처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사람을 많이 구제해놓으면 구제받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도룡용을 구제할테니까요 아시겠죠 ! 그 눈이 앞으로 도룡용의 눈에서 부처님의 눈으로 변하게 되기를 !
(2004-08-29 오전 9:22:59)
20
지율 스님께. 스님 건강하시길 빕니다. ()()().
(2004-08-28 오후 7:06:45)
21
우와 이제 단식 안하시네요 정말 존경합니다 축하해요 스님
(2004-08-28 오후 2:23:22)
20
네이놈!
(2004-08-27 오후 9:17:28)
20
이제 단식을 멈추셨으니 한말씀 드립니다. 대안이 뭡니까? 아시는 분은 간단하게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2004-08-27 오후 2: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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