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雲隱山谷)
창파화뢰송유룡(滄波化雷送遊龍)
일 없는 노옹(老翁)의 한 소리 할에
하늘과 땅이 요동하고 큰 바람이네
하늘 끝 흰 구름은 산 계곡에 숨고
푸른 파도는 우뢰로 변하여 용을 보내네
한 선객(禪客)이 만공 노사(老師)를 찾아 뵙고 원상(圓相)을 지어 묻되 “천하 납승이 무엇때문에 이 가운데 들지 못합니까?” 노사(老師)께서 답하여 이르시되 “천하 납승이 무엇 때문에 이 가운데서 나가지 못하는가?” 하셨다.
선객(禪客)이 다시 말하되 “좋지 않은 것은 단순하게 행하지 않습니다” 하였다.
대중들은 일러보라
만약 알았다면 그 허물이 어디에 있는가!
(주장일타)
선객이 입 하나를 가지고 천하 사람들의 머리를 밟으려 하더니 노사(老師)에게 선뜻 실수를 저질렀다. 범의 굴에 들어가서도 범의 새끼를 얻지 못함이로다.
뚜렷한 한 가닥 길은 당장에 천지를 다 하고 만고(萬古)가 끝나도록 옮기지 않고 겁석(劫石)이 닳는다 해도 다 함이 없으니 눈이 밝은 이 라면 급히 눈치를 채어야 한다.
똑같이 그러하거늘 어찌 들어갈 문(門)이 없는데 나갈 문이 있겠는가.
사람마다 그것을 벗어나지 못함은 콧구멍을 강제로 꿰었기 때문이니라.
단견락화수수거(但見落花隨水去)
부지류출동중춘(不知流出洞中春)
지는 꽃이 물을 따라 흐르는 것만 보았고
골짜기의 봄 경치에서 흘러나온 줄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