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낙비가 쏟아지는 오후에 비행기를 탔습니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이는 하늘은 검은 구름이 짙게 깔려 한밤중처럼 어두컴컴했습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창문 밖을 내다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본래가 파란 하늘인 것입니다.”
부산 여여선원장 정여 스님이 생활 속의 여유를 전해주는 글을 모은 책 <구름 뒤 파란 하늘> 1, 2권을 펴냈다.
티 한 점 없는 맑고 깨끗한 하늘에 탐내는 구름, 미워하고 원망하는 구름을 스스로 만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중생들의 마음을 짚어낸 스님은 “우리가 일으킨 갖가지 생각은 파란 마음에 일으킨 구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고뇌 구름’을 없애기 위해서는 밉고 괴로운 생각이 맑고 깨끗한 하얀 마음에서 일으킨 마음의 때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 실린 150여 편의 글은 1997년부터 98년까지 부산불교방송 ‘생활 속의 부처님 말씀’이란 프로그램에서 법문한 내용이다. 이번에 펴낸 2권의 책은 98년 법보시용으로 발간됐던 것을 일반인들도 볼 수 있도록 다시 책으로 엮은 것이다.
스님이 직접 그린 선화(禪畵)도 글과 함께 어울려 잠시 쉬어갈 여유를 마련해 준다. ‘성내지 않는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입니다’ ‘늘 진리에 의지해서 맑고 밝은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등 간결한 법문에 어울리는 그림들이 책 읽는 맛을 더한다.
정여 스님은 범어사에서 벽파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범어사 강원을 수료하고 20여 년간 제방선원에서 정진했다. 지난 10여 년간 일선에서 부산 지역 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스님은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장과 보현장학회 이사장, 부산불교교사대학장 등의 소임을 맡고 있다.
구름 뒤 파란 하늘2
정여 스님 지음
혜성출판사
8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