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건학 100주년을 앞둔 동국대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중앙대 필동병원 건물 매입 의혹, 2학기 교수임용 잡음, 교비 341억 환수 방안 마련, 일산불교병원 개원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난 7월 6일 제200차 동국대 이사회의 매입승인으로 일단락 된 듯 했던 중앙대 필동부속병원 매입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최근 동국대 재단 박도근 前 감사는 중앙대 필동병원 매입과정 비리의혹과 관련해 홍기삼 총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칫 이번 고발사건으로 동국대는 종립대학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 前감사는 서울지검특수2부(부장검사 남기춘)의 고발인 조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중앙대와 매매가 260억원에 매입을 합의 했으나 2월 10일 이사회 동의 절차도 없이 총장이 직접 274억원(계약금 130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학교측에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관계자는 “탁상감정을 통해 적정가를 확인했고, 승인절차만 없었을 뿐 이사들 모두 동의 했던 사안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국대는 박 前감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前감사는 이번 검찰 고발과 관련해 “100년 역사의 학교가 이렇게 쇠락한 것은 책임 있는 자리의 사람들이 양심을 지키지 못한 탓이며, 감사 결과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사항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2학기 교수임용 과정의 파행도 계속되고 있다. 역사교육학과 교수 4명이 8월 18~20일까지 전임강사 윤 모 씨의 임용을 반대하는 단식에 들어가는 등 학교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학 당국은 그동안 일부 교수들이 학과 내 담합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임용과정의 잡음은 비단 역사교육학과 뿐만 아니다. 이처럼 교수임용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동국대의 교수임용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교수회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제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는 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국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산 불교병원으로 들어간 교비 341억원의 환수 문제도 심각하다. 당초보다 약 77억 원 정도 감액된 액수지만 현재 동국대 재단이 감당하기에는 누가 봐도 벅찬 금액이다. 8월 13일 교육부에 보고한대로 당장 오는 12월까지 100억원을 학교 세입회계로 환수시킬 경우 재단 자산운영에 적잖은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일산 병원개원 문제도 여전히 안개속이다. 이달 초 교육부의 직제관련 정관 승인이 이뤄졌지만 병원장 인선과 의료진 확보, 개원자금 마련 등의 난제가 수두룩하다.
참여불교재가연대 한 관계자는 “화합을 가장 큰 덕목으로 가르치는 불교계 종립대학의 분열된 모습을 불자들이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며 “건학 100주년을 앞둔 동국대의 총체적 난관을 타개할 불교계의 전체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