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사람들이 자주 모임을 열어 모인다면, 만일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일을 함께 한다면 그 나라는 반드시 흥하고 쇠하지 않으리라’ 〈중아함 우바새경〉
6월 16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 해발 112m 고지 위 가로 4m 세로 3m짜리 초대형 확성기가 철거되기 시작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군사분계선(MDL) 155마일 선상에서 연일 남북간 ‘입씨름’을 벌이던 확성기와 ‘눈싸움’을 벌이던 전광판ㆍ입간판 등이 철거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6월 12일 개성 장성급군사회담 실무대표 접촉에서 16일 오전 0시부터 8월 15일 오후 7시까지 MDL 지역 내 모든 선전수단을 3단계로 나눠 철거키로 합의한 후 첫 신호탄인 셈이다.
분단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난 지 4년이 흐른 지금, 육로를 통해 금강산 여행을 갔다 오는 세상이 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불교계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6월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에서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추진위원회 발족식’이 봉행됐다. 남측 조계종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이 민족의 문화유산이자 전통사찰인 금강산 신계사를 공동으로 복원하기로 협의하고 지난 4월 6일 신계사 터에서 착공식을 거행한 후 일련의 후속작업인 것이다. 천태종도 개성 영통사 복원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기왓장을 보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일 한국으로 가기 위해선 여러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길 중 남북이 상호 비난을 자제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자주 모임을 열고 일을 함께 하는’ 길을 택한다면 통일 한국의 미래는 ‘반드시 흥하고 쇠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