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이 세상을 보라 임금의 화려한 수레와도 같나니. 어리석은 자는 여기 미쳐 정신없지만 현명한 이는 결코 이 실속없는 화려함에 현혹되지 않는다. <법구경>
“요즘 한국의 ‘욘 사마’가 ‘준 사마’보다 인기가 더 많다.”
드라마 ‘겨울 연가’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절정의 인기가도를 달리던 ‘욘 사마(배용준을 극존칭으로 표현한 말)’가 이제는 일본총리의 아성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냉철한 이성’의 이미지로 유명한 일본 국민들은 드라마 속 ‘완벽한 조건의 순수남’에 열광했고, 그가 ‘근사한 바람둥이’로 그려진 영화 ‘조선남여상열지사- 스캔들’은 욘 사마 팬들의 강한 거부와 눈물로 뜻밖의 흥행저조를 보이고 있다.
허상이 실상을 누르고 연출된 이미지가 무한한 집착을 불러오는 시대. ‘나는 아니야’라며 코웃음으로 한 발짝 물러나는 ‘안티 욘 사마’ 당신에게도 ‘허상놀음’은 예외가 아니다.
최근 인터넷 세대들에게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블로그(blog: 인터넷 개인 일기장)’ 문화는 연예인에게나 씌웠던 허상을 ‘나’에게 덧씌우도록 만들었다. 온라인상의 ‘나’로 대변되는 블로그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의 ‘탐색전’이 이어지고, ‘나’는 게시물과 방문자 등으로 현실의 능력과 인간관계를 평가받게 된다. 그래서 블로그 운영자들은 ‘블로그 피로’라는 신종용어가 탄생할 만큼 블로그 꾸미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그 단장이 격해지면서 ‘나’에 대한 왜곡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가장 진실될 수 있는 일상의 고백록조차 실속없는 화려함으로 물드는 세상. 현실의 아상과 아치를 걷어내기도 버거운 마당에, 사이버상에서 가중되는 자아의 무게는 과연 어떻게 덜어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