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34호 창녕 술정리 동3층석탑의 바닥돌로 보이는 석부재가 동탑 북동쪽 1.2km 가량 떨어진 하천정비 공사장에서 8월 5일 발견됐다. 하지만 관할 자치단체인 창녕군 측은 신고를 받고도 늑장 대응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석부재를 발견한 이는 창녕 향토사 연구가 김량한 씨. 김 씨는 하천정비공사 현장에 쌓아둔 돌무더기 속에서 이 석부재를 발견하고 훼손을 우려, 일단 동탑 주변으로 옮겼다. 이튿날 김 씨는 탑 관리를 맡고 있는 혜일 스님(창녕 관음정사 주지)과 함께 오전 10시경부터 몇 차례에 걸쳐 군청에 조치를 요청했으나 군청 측은 “돌 하나 갖고 웬 호들갑이냐”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
발견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모여든 문화재 모니터 요원들과 문화재 연구가 윤광수 씨 등이 부재를 실측하고 술정리 동탑의 바닥돌일 가능성을 확인한 후, 오후 5시가 지나서야 군청 측은 석부재를 인도했다.
이 같은 창녕군의 늑장 대응은 창녕군의 문화재 보존 의식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광수 씨는 “지방 문화재들은 예산을 확보하는 데나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창녕군은 유적이 많은 곳이라 돌 하나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녕군은 “학예연구사가 출장 중이어서 신고 즉시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이번에 발견된 돌을 비롯 군내에 산재한 석부재들을 보존할 수 있는 시설을 문화재청과 협의해 마련, 안전하게 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견된 석부재를 13일 검토한 문화재청의 문영빈 전문위원은 “석부재의 형태가 술정리 동탑의 남아 있는 바닥돌과 같은 것으로 보아 바닥돌일 가능성이 높다”며 “탑의 제 모습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