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멀리 우주의 어느 별에서 추방되어 온 외계인이랍니다.”
“먼 별에서 가장 필요없는 세부류의 사람을 추방했대요. 시인, 소설가, 아무
할 일 없이 놀고 먹는 사람.... 손바닥을 좍 펴면 내가 그별에서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인지 증표가 써 있대요. 시인은 ‘시’가 소설가는 ‘소’가 아무일도 안한 사람은 아무 글씨도 없다는데요...”
여름밤 산사에는 찌르라기 소리와 함께 두런두런 별과 꿈과 사랑의 이야기가 밤늦도록 이어졌다. 또 우리 시조의 아름다움, 우리산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려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8월 7일부터 8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아름다운 우리시 대축제 ‘제2회 직지사 여름 시인학교’가 전국에서 시인 50여명과 일반인 120여명등 모두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직지사 만덕전에서 열렸다.
7일 오후 1시 정일근, 김주석, 문무학 등 국내 유명 시인들의 문학강좌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시인학교’를 중심으로 ‘우리시 백일장’, ‘산사음악회’, ‘우리시 암송 경연대회’ 등의 영역으로 특성화하여 축제형식으로 더욱 다채롭게 펼쳐졌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7시부터 이어진 산사음악회와 뒷풀이. 울산에서 온 우리시 노래패 ‘푸른고래’가 우리시 노래 10편을 공연하고, 참가자들이 우리시조를 암송했다. 직지사 인근 민박촌에서 밤이 늦도록 이어진 뒷풀이 시간, 시인과 각양각색의 일반인들이 뒤섞여 자아내는 삶의 이야기가 또다른 우리시를 만들어 냈다.
딸에게 시의 흥취를 느끼게 해 주고 싶어 함께 참석했다는 이경숙 씨(43ㆍ대구)는 “다음에는 친구들과 온 가족이 같이 오고 싶다”고 말했고, 산사에서 하룻밤 자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사내아이의 엄마 박계남(서울용산) 씨는 “마음이 따뜻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포도농사를 짓는다는 농부의 아내 허옥이(55ㆍ김천시 봉산면) 씨는 너무나 행복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행사의 총괄주관을 담당한 계간 나래시조 주간 권갑하 시인은 “김천직지사는 우리 한국시조의 완성자인 정완영 선생이 시인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을 제공한 정신적 고향으로 내년부터는 정완영 시조 백일장 대회를 정식으로 성대하게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래시조 신인상 시상식이 마련되어 새로운 시인등용의 장이 되기도 한 우리시 대축제는 8일 ‘전국 우리시 백일장’, 직지사 주지 자광 스님의 법문, 백수 정완영 선생의 생가와 시비 등을 방문하는 문학기행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