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스님의 민족애와 문학정신 등을 기리고자 마련된‘제 6회 만해축전’이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1천여명의 사부대중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특히 이번 행사는 만해 서거 60주년을 맞아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법장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와 강원도,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스님들과 불자들은 물론 문인, 학생 등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8월 12일 오후 6시 만해사 주지 삼조 스님의 입제를 알리는 타종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에서 법장 스님은 법어를 통해 “우리가 만해 스님에게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움에 처한 때일수록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목전의 이익이 아니라 역사와 진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를 다짐하는 것이 만해 스님이 우리에게 남긴 백척간두에서 한발 더 내딛는 용기임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행사의 하일라이트인 제 8회 만해대상 시상식에서는 법타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장 스님(실천부문), 소설가 황석영(문학부문), 데이비드 맥캔 미 하버드대교수(학술부문), 임권택 감독(예술부문) 등이 상을 받았다. 특히 참석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평화부문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시드니 바파나 쿠베카 주한 남아공 대사가 대신 받았다.
이 자리에서 법타 스님은 "그동안 평불협을 중심으로 펼쳐왔던 통일운동을 초종파 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통일법당'을 만드는 등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한동포 생필품과 의식주 돕기' '북한 불교지원' 등 종래의 사업추진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축전에는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건봉사 주지 도후 스님, 신흥사 주지 마근 스님 등 불교계, 그리고 이수성 前 국무총리, 김진선 강원도지사, 손학규 경기도지사, 박찬종 前 국회의원, 이인제 의원 등 정계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대회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대회 시작전인 8월 12일 오전 10시부터는 시인 신경림 민영 신달자 정끝별씨, 소설가 전상국씨 등이 세미나에 참석한 것을 비롯, 원로 서예가 여초 김응현씨도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참가자들과 시간을 함께했다.
입제식에 앞서 거행된‘ 제 6회 만해시인학교’에서 이근배 교장(시인)은 “만해 스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 사상은 비록 생각과 이념이 다른 사람이다 할지라도 불쌍히 여기고 용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정신은 우리 사회가 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시를 창작하는 의미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고 시인학교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 기간 내내 이곳 ‘만해마을’에서는 ‘만해시서화전’ ‘통일시전’ ‘님의 침묵 서예대전’ ‘전국고교생 백일장’ 등도 동시에 열려 한마디로‘만해문화박람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실제로‘만해사' ‘문인의 집’'만해문학박물관' 등 만해마을의 어느 곳에서건 만해 스님을 주제로 한 작품을 고개만 돌려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예술가 33인이 만해의 시를 소재로 한 서화작품을 모아놓은 ‘만해시서화전’은 참가자들의 발길이 잦은 ‘만해사’ 1층 로비를 전시장으로 활용해 관람객들이 마치 미술관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평할 만큼 신선한 기획이었다.
이외에도 만해문학박물관 입구 외벽에는 ‘통일시전’이 열려 안도현의 ‘기러기야 발해 가자’ 등 통일의 염원을 담은 시와 그림을 새긴 30여점의 동판(銅板) 작품들도 전시해 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만해축전에 참가했다는 이선미 씨(45ㆍ서울시 양천구 목동)는 "지난해에는 만해마을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며 "정돈된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십분 활용한 이번 행사에서는 만해 스님의 다양한 업적을 몸소 체험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즐거워 했다.
이어 13일에는 하버드대 국제비교한국학회 주최로 '비교문학심포지엄'과 축전 대동축구대회, 전국고교생백일장, 청소년 댄싱대회 등이 펼쳐진다. 또 14일에는 현대불교문인협회의 '불교문학심포지엄', 광복절인 15일에는 광복절 기념식과 백담계곡 전국하프마라톤대회, 학생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체육 행사들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