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는 8월 12일 제202차 이사회에서 이사장의 재단운영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미뤄져 오던 ‘상임이사제도’를 신설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해외 출장중인 종상 스님을 제외한 12명 이사 전원이 참석 했으며, 안건으로는 각종 정관개정과 임원 해임 및 선임, 교육부 교비 환수 및 시정조치에 대한 조치사항, 교원인사, 중ㆍ고교 학칙 개정, 필동 매입 건물 대수선공사 승인, 수익용 기본자산 매각변경 등의 건이 다뤄졌다.

각종 정관개정과 신규 교원임용 등 모든 안건에 대해 일부 이사의 문제제기가 계속됐지만 대부분 안건이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이와 관련해 장윤 스님은 “이런 방식의 이사회 운영이라면 앞으로 재단운영은 몇몇 스님들의 일방통행 형태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이뤄진 정관개정의 주요내용은 상임이사 신설과 이사구성에 대학총장을 당연직으로 명시ㆍ총장의 보직임기 보장 등을 주 내용으로 한 것이다. 이밖에 정각원장의 자격을 기존 부교수 이상의 교원이 아닌 외부 스님도 가능하도록 했다.

교육부의 교비환수 처분에 대한 동국대측의 조치 사항 보고도 이뤄졌다. 동국대 재단은 이날 교육부의 요구에 따라 교비 전용과 관련 전임 총장에 대해서는 중징계(이미 퇴임한 상태), 현 총장은 경고 조치키로 했다. 또 교육부가 시정 요구한 내용 가운데 사학진흥기금 68억 4000만원 상환은 관련 법규에 따라 조기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교육부로부터 최종 확정 통보된 교비 금액 341억 5900만원에 대한 환수 계획도 승인 됐다. 동국대는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2005년 2월까지 재단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100억원을 우선 학교세입으로 회계조치 한다. 나머지 금액은 포항병원 신축부지와 경주 용강동 한방병원 매각 등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2006년 12일 까지 환수조치 한다. 동국대는 이날 승인된 환수계획 내용을 8월 13일까지 교육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 교원 23명과 산하 중ㆍ고교 학교장의 인사도 이뤄졌다. 2학기 전임교원으로 인도철학과 황순일, 역사교육학과 윤선태, 윤리학과 허남결 등 23명의 새로 임용됐다. 최근 정년퇴임으로 자리가 비는 명성여고 교장에는 박명순 명성여중 교장이 임명되고, 명성여중 교장에는 김정옥 명성여고 교감을 승진 발령한다.

이밖에, 최근 매입한 필동중대 부속병원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는 약 100억원의 비용이 드는 관계로 우선 설계 및 구조 안전진단을 먼저 실시한 후 보수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래는 주요 정관개정

제24조 이사선임방법
‘2항 이사정수 13인중 9인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로 하고 기여는 이교도가 아닌 교육계 및 각계의 덕망 높은 인사로 한다.’ 라는 조항에 ‘대학의 장’을 포함해 총장을 당연직 이사 형태로 규정했다. 이는 총장의 임기가 자동으로 이사임기가 되도록 명문화 한 것이다.

제27조 이사장 및 이사의 직무
<신설>‘이사장을 보좌하고 법인 업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이사장의 제청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상임이사를 둘 수 있으며, 그 임기는 이사 재임기간으로 한다.’를 새로 추가 했다. 이규정은 이사장의 재단운영 권한을 상당부분 분산 시킬 것으로 보인다.

제41조 잔여재산의 귀속
법인 해산시의 규정 가운데 신고 종료 후 ‘다른 학교법인 이나 기타 교육사업을 경영하는 자에게 귀속된다’라른 조항을 ‘이 법인의 동일 또는 유사한 목적을 가진 학교법인이나 불교단체에 기부하여 귀속한다.’ 로 개정했다.

제50조의 4(교원의 정년)
교원 정년 관련 조항 가운데 ‘다만, 대학의 장은 그 임기말까지 정년을 연장한다’라는 조항을 추가 삽입했다. 이로써 현 홍기삼 총장은 자신의 교수정년인 2006년 2월 이후에도 총장 보직임기 4년(2007년 2월)을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제89조(법인의 조직)조항 가운데 지난 2002년 10월 정관개정을 통해 신설된 ‘사무 부처장’ 관련 조항은 삭제됐다.

제92조(사무조직)
‘4항 서울 및 경주캠퍼스 정각원에 원장을 두고, 원장은 승려자격을 가진 부교수 이상의 교원으로 보한다.’에서 ‘또는 승랍 30년 이상의 대한불교조계종 재적승려로 한다.’라는 조항을 추가해 앞으로 정각원장을 교수가 아닌 교외인사 가운데서도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95조(개방형직위)
‘업무의 성격상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 개방형 직위로 지정할 수 있다. 개방형 직위에 관한 사항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를 신설해 필요한 경우 총장이 외부에서 초빙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