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스님들, 꼭 도와주세요.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이 일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스님의 뜻은 꼭 관철될 것입니다. 출가인의 본래 목표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게 이제부터는 스님 건강도 챙겨주세요."
지율 스님의 단식 정진이 43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지하, 포교원장 도영, 교육원장 청화, 사회부장 무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등은 8월 11일 청와대 앞으로 스님을 위로 방문했다.
지하 스님은 먼저 "나도 21일 단식 경험이 있는데 얼마나 힘드냐"며 지율 스님을 위로한 뒤, "43일간의 단식정진을 통해 천성산 문제를 청와대와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스님의 뜻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청화 스님은 이어 "청와대와 정부도 스님의 입장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여지를 주는 것도 고려해달라"며 "모든 사람이 목숨을 건 사투를 인정하고 있다. 이 일이 사회에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영 스님은 "이제 건강부터 챙기며 스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기다릴 때"라며 "종단과 청와대가 심도있게 논의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이날 찾아온 스님들에게 "부산고법의 중재안대로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고 그 기간 동안 고속철 공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종단이 힘을 보태달라"며 "고속철이 천성산을 관통하는 문제가 제대로 된 법정의 판정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또 "지난번 2차 단식을 회향할 때 종단이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뒤, "앞으로 200개의 터널이 전국에 뚫린다는데 그 많은 생명들을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종단이 100만인 소송인단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이선종 교무를 비롯한 원불교 성직자 10여 명은 지하, 도영, 청화 스님 등의 방문에 앞서 같은 날 청와대 앞으로 지율 스님을 방문하고 후원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