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의 단식 정진이 42일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이 고속철도 공사중단과 단식 중단,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청했다.
조계종은 8월 10일 대변인 여연 스님(총무원 기획실장) 이름의 논평에서 “고속철도 시공주체와 지율 스님 모두는 지난 7월 12일 부산 고등법원의 권고에 따라 공사중단과 함께 단식을 조속히 중단키를 바라며, 권고안에 따라 환경영향평가가 재시행되어 법원에서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또 “지율 스님 건강을 염려하고 출가사문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자체 대중공사를 통해 상경하여 지율 스님을 면담코자 했던 내원사 스님들의 행동에 대해 최근 일부 언론이 객관적 사실 확인조차 없이 청와대가 총무원에 압력을 행사하여 총무원이 내원사 스님들을 동원했다는 등의 기사를 게재하여 그 순수한 의도를 왜곡시켰으며,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천성산 문제는 조계종 총무원장스님과 대통령간의 양해가 있었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논 평
법원의 권고안에 따라 고속철도 시공주체의 공사중단과 함께
지율 스님 단식 또한 중지되어야 합니다.
천성산 관통 경부고속철도 문제에 대한 ‘도롱뇽 소송’ 2심 판결 시 까지 공사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하는 지율 스님의 청와대 앞 단식기도정진이 42일째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우선 지율 스님의 건강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으며, 지율 스님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제 지율 스님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고속철도 시공주체와 지율 스님 모두는 지난 7월 12일 부산 고등법원의 권고에 따라 공사중단과 함께 단식을 조속히 중단키를 바라며, 권고안에 따라 환경영향평가가 재시행되어 법원에서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법원이 사회적 갈등의 조정과 해결을 위한 최후의 보루임을 감안한다면 고속철도 시공주체와 시행사인 현대건설, 그리고 지율 스님 모두는 법원의 권고사항을 받아들이는 일이야 말로 극한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상생의 정신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사회적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극한 대립이 지속된다면 지율 스님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고속철도 시공주체 역시 자연과 생명을 보전하자는 요구를 무시한 채, 국민의 생명을 방치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덧붙여 지율 스님 건강을 염려하고 출가사문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자체 대중공사를 통해 상경하여 지율 스님을 면담코자 했던 내원사 스님들의 행동에 대해 최근 일부 언론이 객관적 사실 확인조차 없이 청와대가 총무원에 압력을 행사하여 총무원이 내원사 스님들을 동원했다는 등의 기사를 게재하여 그 순수한 의도를 왜곡시켰으며,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천성산 문제는 조계종 총무원장스님과 대통령간의 양해가 있었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는 등에 대하여 조계종은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은 지율 스님과 천성산의 뭇 생명들을 함께 살리기 위한 사회각계의 노력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순수하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종단과 정부, 지율 스님의 단식기도정진을 이용하거나 객관적 사실 확인 없는 여론유포 행위는 이천만 불자들과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다.
다시 한번, 고속철도 시공주체와 지율 스님 모두에게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하며, 천성산의 뭇 생명을 살리기 위한 지율 스님의 순수한 기원이 해결되어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시원한 소식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불교 단체들의 많은 노력을 당부한다.
불기 2548(2004)년 8월 10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대변인 기획실장 여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