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의 청와대 앞 단식 시위가 40일을 넘어서면서 스님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불교계에서는 ‘도롱뇽 소송인단 100만인 서명 범불교운동본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천성산과 지율 스님 살리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사태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초기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6월 30일 시작된 지율 스님의 청와대 앞 단식 시위가 8월 8일로 40일째를 넘어서면서, 천성산 고속철도 공사 중단을 위한 스님의 정진도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님은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40일을 넘긴 단식 두 번을 포함해 120여 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단식이 40일을 넘으면 자칫 목숨을 잃는 위험을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지율 스님은 현재 간장을 섞은 물만을 마시며 무더운 길 한복판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스님은 “천성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생명을 경시하고 폭력적으로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단식을 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책임을 결코 놓지 않겠다”는 결연함을 보였다.
스님의 단식이 한계 상황에 이르면서 천성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교단체들의 발걸음도 한층 바빠지고 있다. 불교환경연대, 중앙신도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등 불교단체들은 8월 3일 ‘도롱뇽 소송인단 100만인 서명 범불교운동본부’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한편, 같은 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을 방문해 천성산 구간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조계종 호남·제주지역 교구본사인 금산사 백양사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 관음사 선운사 소속 주지 스님들도 8월 5일 지율 스님을 지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로써 조계종 사찰 주지 스님 전원이 지율 스님의 단식 시위에 뜻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외에서도 뉴질랜드 유학 중인 이승욱 씨 등이 7월 30일부터 외국인과 한인동포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동참을 요청하는 영문 메일을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8월 4일 청와대를 관람하겠다고 찾아온 ‘도롱뇽의 친구들’의 진입을 강제로 막았을 뿐만 아니라, 지율 스님에게 “공사 진행에 관해 이야기가 다 끝났다”는 입장을 비서관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