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비구니 스님들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동국대 강남한방병원 정지천 원장과 김동일, 최민선 교수 연구팀이 지난 6월 27일부터 열린 ‘제8차세계여성불자대회’ 기간동안 실시한 건강검진과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정지천 교수팀은 대회가 열린 5일간 비구니 스님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검진을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표본대표성을 가진 60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구니 가운데 간염항체를 가진 스님은 30%를 밑돌아 대중생활을 하는 스님들의 정기적인 질병예방과 건강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 스님들이 채식생활을 하는 관계로 철분과 지방의 섭취가 낮았다. 뇌출혈 등 혈관계 질환 발병의 원인이 되는 저지혈증 빈도도 일반인의 16.1% 보다 2.7배 가량 많은 42.5%로 나타났다. 또 전체적인 콜레스트롤 저하에도 불구하고 비만도는 높아 71.0%의 스님이 ‘아시아-태평양 비만진료지침’이 제시한 기준인 23.36±4.26㎏/㎡을 초과했다. 일반인들에 비해 5년 이상 빠른 평균 45세에 폐경을 맞아 호르몬의 불균형문제도 심각했다. 특히 오랜 수행과정에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예방책도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정지천 원장은 “비구니 스님의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절실한데도 경제적 어려움과 종교인, 특히 비구니라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고 밝히고 “지금이라도 종단이 스님들의 건강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8월31일 발간되는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