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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인천 경인불교대학 수미정사에서 만난 도우 스님. 스님은 ‘사람이 사람을, 국가가 국가를, 종교가 종교를 죽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3천배 정진에 몸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것은 불살생계를 받은 출가자로서 당연한 해야 할 수행이라고 스님은 말했다.
“모든 중생이 하나의 연결고리 안에 있다는 연기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만물이 다 부처인데, 그 사실을 알면 어떻게 부처를 죽일 수 있겠습니까. ‘나는 나’, ‘너는 너’라는 분별심이 전쟁, 테러 등의 원인입니다. 잘못된 갈등의 싹수를 잘라내야 합니다.”
스님의 이러한 믿음은 지난 98년 양산 통도사 승가대학 학인 시절부터 비롯됐다. 승복으로 갈아입은 지 1년만이었다. 불제자의 도리를 다 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던 스님은 육신의 집착을 버리는 것에서 출가자가 가야 할 길을 찾았다. 그리고 스님은 아낌없이 심장과 간을 생면부지의 사람 둘에게 떼어주었다.
“내가 할 수 있고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장기 기증이 그랬고, 3천배 1백일 용맹정진이 그렇습니다. 중생과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불제자가 가져야 할 자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단지 이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스님은 7월 31일부터 1백일 간 새벽, 오후 두 차례에 걸쳐 1500배씩 정진에 들어간다. 절 횟수로만 총 30만 배에 달한다. 준비물도 소박하다. 장삼과 가사 한 벌. 그리고 소금과 1백마다 하나씩 다른 그릇에 옮겨 담을 구슬 15개가 전부다.
“장기기증이든 3천배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특별하게 보면 안 됩니다. 나눔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특별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제가 시작한 3천배 정진이 각박하고 자기 것에만 집착하는 세상에 작은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가자로서 생명존중을 위한 최소한 양심을 지키려고 3천배 1백일 정진에 나선 도우 스님. 이번 정진으로 통해 스님은 세상에 팽배한 분별심을 조금이나마 깨뜨리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32)427-8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