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0호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의 기단부 부재들이 사찰측도 모르는 새 국가에 귀속돼, 원광대 박물관에 보관돼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에 귀속된 부재들은 2000년에 원광대 박물관팀이 실상사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면서 백장암 3층석탑 주위에서 발굴한 3점과 사찰에서 보관 중이던 3점 등 총 6점이다.
부재들을 발굴한 원광대 박물관팀은 ‘주인 없는 동산’이 발굴됐을 경우에 취하게 돼 있는 일련의 공시절차를 밟아 국가에 귀속시켰다. 그 과정에서 박물관 측은 사찰 측에 일절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에 귀속된 이 부재들은 원광대 박물관이 보관해왔다.
박물관측의 조치는, 주인 없는 문화재는 고시 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국가에 귀속되고, 관리는 발굴자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 문화재관리법을 따른 것으로 법적인 하자는 없다.
이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원장 법장)의 한 관계자는 “정황으로나 발굴된 부재의 성격으로나 그 부재들이 3층석탑의 것임은 명백하다”며 “그 석탑은 백장암의 것임에도 사찰 측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백장암 3층석탑에 대한 아무런 복원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석탑은 여전히 기단부 없는 채로 서있는 상태다.